(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코스피가 2,500 문턱을 넘지 못하고 박스권 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일 2,434.33으로 지난달 25일(2,437.86)보다 0.14% 떨어졌다.
12월이 시작되자 산타랠리와 긴축 속도 조절, 중국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전환 등의 기대감이 확산했지만, 여전한 불확실성에 투자자들이 관망세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수급 주체로 나서며 지난 10월부터 7조원 넘게 순매수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부 차익실현에 나서면서 지수도 주춤거리고 있다.
지난 1일 공개된 지난달 우리나라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14.0% 감소한 519억1천만달러로 2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품목별로 반도체(-29.8%)와 석유화학(-26.5%) 수출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주요국 통화 긴축에 따른 전 세계 경기 둔화와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며 "지난해 11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한미 금리 방향에는 다소 변화가 감지된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싱크탱크인 브루킹스 연구소 연설에서 이달 13일부터 이틀간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을 언급해 전 세계에서 통화정책 방향 전환 기대감이 높아졌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는 오는 13일 공개된다. 물가상승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당분간 연준 정책에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김유미 키움증권[039490] 연구원은 "이번 주 금융시장에선 FOMC를 앞두고 연준 위원 발언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는 제한될 것"이라며 "이번 FOMC에서 0.50%포인트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금리 인상 폭보다 최종금리 수준과 미국 경기 방향성으로 시선이 옮겨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미 노동부가 2일(현지시간) 발표한 11월 고용상황 보고서를 보면 지난달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26만3천 개 증가했다. 노동시장이 강력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연준의 통화정책이 예상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으로 갈 가능성도 있다.
국내 금융시장에선 파월 연준 의장 연설 이후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회복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90원대로 하락했다. 시장에선 국내 경제의 기초여건(펀더멘털) 대비 원화 강세가 가파른 속도로 진행되면 시장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최근 우리 증시 방향을 이끈 수급 주체인 외국인 순매수는 점차 완만하질 가능성이 있다"며 "원화 강세가 진행되면서 환차익 이점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국내 증시는 달러 약세에 연계된 주가 상승세 지속에 한계가 느껴지는 단계에 도달했다"며 "현재 유일한 상승 잠재력은 중국 위드코로나 전환에 있어 중국 변화 속도가 중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이벤트 일정은 아래와 같다.
▲ 5일(월) = 중국 11월 차이신 서비스 구매관리자지수(PMI), 유로존 11월 마킷 서비스 PMI, 미국 11월 마킷 서비스 PMI.
▲ 6일(화) = 미국 11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미국 10월 내구재 주문.
▲ 7일(수) = 중국 11월 수출입, 유로존 3분기 국내총생산(GDP).
▲ 9일(금) = 중국 11월 소비자·생산자물가, 미국 11월 생산자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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