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2년께 부화해 1882년부터 영국령 세인트헬레나 섬에서 살아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현존 최고령 육지동물로 알려진 '거북이 조너선'의 190살 축하 행사가 남대서양의 영국령 세인트헬레나 섬에서 2일부터 사흘에 걸쳐 펼쳐진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멸종위기종인 세이셸 자이언트 거북이인 조너선은 껍질 측정 기록 등으로 보아 1832년께 부화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생년월일은 알 수 없다.
영국 군주를 대리해 세인트헬레나 섬을 통치하는 나이젤 필립스 지사는 '1834년 12월 4일'을 조너선의 '공식 생일'로 삼는 조치를 지난달에 내렸다. 필립스 지사는 부인 에마와 함께 조너선의 생일 파티를 주재할 예정이다.
섬 주민들이 참여하는 가운데 지사 관저 등에서 열리는 190살 축하연에서는 생일 케이크가 전시되고 조너선의 생애를 그린 애니메이션 비디오가 상영된다.
조너선은 현재 알려진 생존 최고령 육지동물이자 지금까지 기록된 가장 오래 산 거북류 동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조너선은 원산지인 셰이셸 섬에 살다가 약 50세이던 1882년 남대서양의 영국령 세인트헬레나 섬에 다른 거북이 3마리와 함께 이주했다. 조너선은 그 이후 줄곧 세인트헬레나 섬 지사의 관저인 '플랜테이션 하우스'에 살고 있다.
조너선은 세인트헬레나의 관광 명물이기도 하다. 현지에서 쓰이는 5펜스짜리 동전의 뒷면에는 조너선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조너선은 노화가 진행돼 오래 전부터 전신에 주름살이 졌으며, 백내장으로 앞을 못 보며 냄새도 못 맡는다.
세인트헬레나 섬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섬에는 조너선과 함께 암컷 에밀리(54세 추정), 수컷 데이비드(54세 추정), 프레데릭(31세) 등 총 4마리의 세이셸 자이언트 거북이 살고 있다.
이 중 프레데릭은 생후 8주 만인 1991년 '프레데리카'라는 이름이 달려 이 섬에 보내졌다. 당시에는 암컷으로 분류돼 있었다. 조너선이 프레데리카를 상대로 짝짓기를 시도하는 모습도 목격됐으나 26년 간 새끼를 갖지 못했다.
사육사들이 상처를 치료하려고 정밀 관찰을 하다 보니 암컷인 줄 알았던 프레데리카가 실제로는 수컷이라는 사실이 2017년에 드러났다.
이 때문에 조너선이 '게이 거북' 아니냐는 보도가 당시 더타임스를 비롯한 주요 영국 신문들에서 잇따르기도 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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