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최대 2시간 정전 시나리오 마련…학교·대중교통 등 영향
마크롱 "최악의 상황 대비하는 게 정부의 역할…겁먹지 말라"
(파리=연합뉴스) 현혜란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전력 수요가 높아지는 올겨울, 특히 내년 1월 순환 정전 가능성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3일(현지시간) 라디오 프랑스, BFM 방송 등에 따르면 이번 시나리오는 전력 공급에 부하가 걸리면 특정 지역에서 오전 8시∼오후 1시, 오후 6시∼8시 사이 전기 공급이 최대 2시간 동안 끊길 수 있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전체 광역주(레지옹)나, 전체 주(데파르트망)에 전기 공급을 동시에 중단하지 않고, 더 작은 단위로 나눠서 중단한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전기 공급이 끊긴 지역에서는 신호등은 물론 조명도 꺼지기 때문에 기차와 지하철 운행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으며, 학교는 문을 닫아야 한다.
소방서, 경찰서, 교도소, 병원 등 민감한 시설 1만4천여 곳은 순환 정전 지역에 있더라도 전기를 계속해서 공급할 수 있도록 예외로 지정했다.
송전공사(RTE)가 운영하는 '에코와트'(Ecowatt) 홈페이지에 접속하거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하루 전부터 정전 지역을 확인할 수 있다.
에코와트는 전력 소비 상황을 실시간으로 안내하면서 전력 공급에 문제가 없으면 녹색, 부담이 생기면 황색, 압박이 심해지면 적색으로 예보하는 서비스다.
정부는 최근 이러한 지침을 각 지방자치단체에 하달하면서 전기가 끊겼을 때 필요한 대책을 수립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지침은 프랑스 본토에서 전력 공급을 받지 않는 코르스섬을 제외한 모든 주에 전달됐다.
이와 관련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TF1 방송과 인터뷰에서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한 가상의 시나리오"라며 "겁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미국 공식 방문 기간 중 촬영하고 이날 방영한 인터뷰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겨울에 프랑스에 전력 공급이 중단될 가능성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력이 충분하지 않으면 하루에 몇 시간씩 전기 공급을 중단하는 극단적인 상황에 대비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일상적인 전력 소비를 10% 줄이고, 전력공사(EDF)가 계속해서 일한다면 올해 12월과 내년 1월이 춥더라도 지나갈 수 있다"고 당부했다.
프랑스는 독일 등 다른 유럽연합(EU) 회원국보다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도가 낮은 편이라 러시아의 가스 공급 축소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전력 생산 비중이 전체의 70%에 육박하는 원자력발전소에서 유지·보수 또는 기술적인 이유로 가동을 멈춘 원자로가 많아 전력 공급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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