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완화 땐 코로나 추가 확산, 강화 땐 사회적 동요"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중국이 고강도 방역 규제인 '제로 코로나'를 뒤늦게 완화하고 있지만, 시진핑 국가주석의 '딜레마'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고강도 방역 규제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대규모 시위가 확산하자 최근 봉쇄 완화를 시사하는 등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명확히 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가디언은 이러한 조치가 "중국 지도자(시진핑)의 '딜레마'를 해결하는 데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그의 무자비한 권한도 이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단 시진핑 주석이 방역을 추가로 완화한다면, 전국적인 코로나 확산으로 최소 수만 명에서 최대 수십만 명의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다고 가디언은 전망했다.
특히 중국은 코로나 확산 초기부터 최근까지 근 3년간 봉쇄 정책에 주력해 왔기 때문에 시민들의 자연 면역 체계는 매우 취약한 상황이다.
또한 중국은 미국 등지에서 개발된 백신과 비교해 효과와 지속력이 약한 자국 백신의 접종을 고집해왔고, 부스터 샷 접종 인구도 전체 3분의 2에 그친다고 한다.
그만큼 코로나가 폭발적으로 퍼져나가 대규모 희생자를 낳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반대로 시진핑 주석이 다시 고강도 방역 정책으로의 회귀를 선택한다고 해도 사회적 동요는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가디언은 "한 세대의 가장 중대한 정치적·경제적 도전을 마주한 나라에서 또 다른 불만을 촉발해 분노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짚었다.
중국에서는 이미 미국의 반도체 제재로 주요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인구 고령화 및 감소, 실업률 증가 등 사회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가디언은 다만 이러한 상황에서도 시 주석이 방역 완화를 시사한 것은 국민 통제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충성파로 채워진 군부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통제력 유지를 위한 무력 배치가 필요하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영국 런던대 동양·아프리카대(SOAS) 산하 중국연구소의 스티브 창 교수는 "시 주석과 당은 수많은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면서도 "짧은 폭풍일 뿐이라면 시 주석이 통제력을 되찾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시위대는 북한 같은 미래 만큼은 피하고 싶다고 말하지만, 중국 당 지도부는 북한을 보며 독재자에게 반드시 경제적 번영이나 대중의 지지가 필요하지는 않다는 '교훈'을 얻을 수도 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acui7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