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지급여력제도 도입…자산·부채 '원가평가→시가평가'
가용자본·요구자본 기준도 합리적 개편…금감원 "보험사들 착실히 대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내년 1월부터 보험회사에 새 건전성 감독규제가 전면 도입된다.
국제 기준에 부합하게 제도를 개편하면서 보험회사가 겪을 수 있는 실질적인 위험을 반영해 감독기준을 세웠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금융감독원은 "내년 새 보험업권 회계제도(IFRS17) 시행 시기에 맞춰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보험사들은 내년부터 보험부채를 현재가치로 평가하는 새 회계제도를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감독 당국도 지난 2016년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고 현행 보험사 건전성 감독 기준인 지급여력(RBC) 제도를 새 회계제도 및 국제보험자본기준(ICS)과 부합하는 방향으로 개편하는 작업을 해왔다.
현행 RBC 제도에선 일부 자산 및 부채를 원가로 평가하지만, 신지급여력제도는 모든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는 게 주된 차별점이다.
보험사들도 이런 신지급여력제도 도입에 대비해 최근 몇 년간 자본확충에 주력해왔다.
주요국의 '제로 금리' 및 양적완화 통화정책 탓에 채권금리가 대체로 하락하면서 시가로 평가한 보험부채의 평가가치가 원가로 평가했을 때보다 많이 증가했던 탓이다.
반대로 금리 인상이 장기간 지속되면 보험회사들의 보험부채 부담이 줄어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금감원은 새 제도 시행을 앞두고 건전성 감독기준 재무상태표를 신설하고,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 및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의 산출 기준도 새로 마련했다.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지급여력비율이 100%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감독 당국은 경영개선 권고를 내린다.
신제도는 시가로 순자산(자산-부채)을 평가한 후 손실흡수 능력이 있는 자본은 추가하고, 손실흡수 능력이 없는 항목은 차감해 가용자본을 산출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기존 제도는 가용자본을 자본금, 이익잉여금 등 재무제표상 자본 항목 중심으로 단순히 열거하는 방식이었다.
신제도는 요구자본 산출 시 '충격 시나리오법'을 도입했다. 금융시장에 금융위기와 같은 큰 충격이 발생했을 때 순자산이 감소하는 부분만큼을 요구자본으로 산정하는 방식이다.
또한 장수, 해지, 사업비, 대재해, 자산집중 등과 관련한 보험 위험도 요구자본에 추가로 고려하도록 했다.
한편 금감원은 신지급여력제도 시행을 앞두고 지난 10월 4∼27일 현장점검을 벌이고 제도 도입 준비현황을 살펴봤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현장점검 결과에 대해 "재무제표 작성이나 K-ICS 비율 산출을 위한 시스템 부문과 관련해선 대부분 보험회사가 착실하게 준비해온 것으로 파악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금감원은 "일부 보험회사에서 낙관적 가정을 설정해 보험부채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현장점검을 통해 파악한 사항을 업계에 전파한 상태"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제도가 차질 없이 도입될 수 있도록 보험업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등 법령 개정 작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또한 이달 중 신지급여력제도 해설서를 배포하는 한편 내년 1월 보험협회와 공동으로 보험회사 직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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