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방역 완화에 위안화 강세…두달여만에 달러당 6위안대 회복(종합)

입력 2022-12-05 16:42  

중국 방역 완화에 위안화 강세…두달여만에 달러당 6위안대 회복(종합)
범중국 증시도 상승…일상회복 수혜주 찾기 움직임
달러화 가치는 하락…국제유가·금값 상승세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중국에서 코로나19 방역을 완화하는 조치가 잇따라 나오는 등 '제로 코로나' 정책의 변경이 사실상 기정사실화 하면서 위안화 가치가 두 달여 만에 달러당 6위안대를 회복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시간 5일 오후 4시 4분 현재 역내 위안/달러화 환율은 전장보다 0.0970위안 떨어진 6.9565위안, 역외 위안/달러화 환율은 0.0720위안 하락한 6.9490위안을 각각 나타냈다.
역내·역외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6위안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9월 중순 이후 두 달여 만에 처음이다.
중국 당국이 지난달 말 베이징, 상하이, 우한 등지에서 제로 코로나에 반대하는 '백지 시위'가 발생한 이후 방역 정책 기조를 바꿔 통제 완화에 나서면서 위안화 강세를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베이징, 청두, 톈진, 선전, 상하이 등 대도시들은 잇따라 대중교통 이용 때나 공공장소 출입 시 하던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 증명 확인을 중단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1일 베이징에서 열린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과의 회담에서 코로나19 기존 변이보다 덜 치명적인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고 있어 봉쇄 규정 완화가 가능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연방은행 전략가들은 "위안/달러 환율은 중국이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에서 벗어날 추가적인 신호가 있다면 하락 폭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며 위안화 가치의 추가 상승을 예상했다.
범 중국 증시도 강세를 보여 같은 시간 홍콩 항셍지수는 4.10%,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4.56% 각각 뛰어올랐다.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는 1.76%, 선전성분지수는 0.88% 각각 상승 마감했다.
중국 방역 완화 조치가 세계 경제 성장과 수요 전망을 밝게 하면서 나머지 아시아 증시도 대체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닛케이225)는 0.15%, 대만 자취안지수는 0.07% 각각 상승으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한국 코스피는 0.62% 하락했다.
지난달 중국 당국이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면서부터 중국 증시는 강세를 보여 HSCEI 지수는 지난 1월부터 10월까지 40% 급락한 후 지난달 29% 반등했다.
투자회사 Abrdn(옛 스탠더드 라이프 애버딘) 아시아태평양 최고경영자(CEO)인 르네 부엘만은 지금이 중국 주식을 사기 좋은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과 미국 투자자들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중국 경제성장에 가하는 제약에 대한 불안과 미·중 갈등,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지정학적 요인 때문에 중국 주식에 다시 투자하기를 주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월가 대형 투자은행(IB)들은 저가 매수를 위해 중국 증시에 복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블룸버그·로이터에 따르면 JP모건,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은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높였고, 모건스탠리도 중국 증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 조정했다.
JP모건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중국 지수가 내년에 10%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중국 증시가 회복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장기 투자할 수 있는 일상 회복 수혜주 찾기에 나섰다.
투자자들은 이번 상승장 초반에 급등한 여행·항공주나 요식업 업종 대신 소비주와 헬스케어주 장기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페가수스 펀드 매니저의 폴 퐁 상무이사는 소비가 증가하면 투자자들은 운동복이나 자동차 제조업체 등 소비 관련주를 선호한다고 분석하며 알리바바·텐센트 등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도 소비 회복으로부터 직접적인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방역 조치 완화에 따른 위안화 가치 반등에 힘입어 미국 달러화 강세도 한층 주춤했으며, 국제유가와 금값도 반응했다.
엔화와 유로화 등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지수는 전장보다 0.12% 떨어진 104.42를 나타냈다.
이로써 달러지수는 9월 28일 114.778로 고점을 찍었다가 석 달여 사이 9% 이상 떨어졌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내년 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19달러(0.238%) 오른 80.20달러에 거래됐다.
중국 방역 완화에 더해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등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을 배럴당 60달러로 설정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하루 200만 배럴 감산 방침을 계속 유지하기로 하면서 유가가 탄력을 받았다.
금값은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서 지난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금값은 지난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시사한 뒤 온스당 1천8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같은 시간 온스당 1천805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dy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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