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에너지시장 불안정해져…유럽에 해끼칠 것 명백"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는 5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과 주요 7개국(G7), 호주가 도입한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영향을 못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로이터, 타스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전화회의에서 이번 유가 상한제 도입에 대한 질문에 "러시아의 경제는 우크라이나에서의 작전 수요에 대응할 잠재력이 있다. 이번 조처는 러시아의 '특별 군사 작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까지 서방의 제재가 러시아에 문제를 가져왔지만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며 오히려 "유가 상한제가 세계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가 러시아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거듭 촉구한 것을 두고도 "유가 상한제가 독일 경제를 포함해 유럽인들에게 해를 끼칠 것이 명백하다"고 반박했다. 지난주 숄츠 총리는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러시아에 대한 제재의 실효성이 높아지고 있다. 제재가 장기간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가 이번 조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조만간 대응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U와 G7, 호주는 러시아의 전쟁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액을 배럴당 60달러로 정하는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제를 이날 시행했다. 배럴당 60달러는 현재 러시아 우랄산 원유 가격인 배럴당 70달러 선보다 10달러 정도 낮은 수준으로, 참여국들은 상한액에 넘는 가격에 수출되는 러시아 원유에 대해서는 보험과 운송 등 해상 서비스를 금지한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전후 안보 체제 구상과 관련해 러시아의 안보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고 한 발언을 유럽의 태도 변화로 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지난 3일 마크롱 대통령은 자국 언론 인터뷰에서 유럽이 미래 안보 틀을 준비할 때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진에 대한 러시아의 우려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점령 중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운영권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계속 접촉하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원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포격을 멈추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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