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청사진 제시…"스코틀랜드 독립 움직임에 대안"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이 종신제 상원을 폐지하고 선출직으로 교체하는 한편 권력을 런던 밖으로 역대 최대폭 분산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5일(현지시간) 리즈대에서 당의 정치개혁 보고서 '새로운 영국'을 발표하면서 이와같이 말했다.
스타머 대표는 노동당이 집권하면 상원을 최대한 빨리 폐지하고 민주적 선거로 뽑힌 의회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영국 상원은 세습 귀족, 성공회 주교, 전직 의원·기업인 등 약 800명 의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하원과 함께 법률안을 검토, 승인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
방대한 규모와 종신제라는 특성 때문에 상원 개혁은 늘 영국 정치 주요 화두였다.
스타머 대표는 또 웨스트민스터의 의회와 중앙정부에 집중된 권력을 역대 최대 폭으로 국민에게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교통·교육 등에 관해 지방정부가 권력과 재정을 가지고 직접 결정을 내리면 경제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집권 보수당은 지방균형발전을 추구한다면서 각 지역이 중앙에 돈을 요청하게 만들었지만 노동당은 권한을 준다는 것이다.
특히 스코틀랜드 독립 지지자들에게 영국 안에서 변화를 추구하는 대안을 주겠다면서 스코틀랜드 공략에 나섰다.
스코틀랜드 다수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은 다음 총선을 사실상 독립투표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다.
155쪽에 달하는 보고서는 노동당의 고든 브라운 전 총리가 지난 2년간 주도해서 작성했다.
이번 구상은 보수당 정부의 지방균형발전 정책(Levelling up)에 대한 대응이다.
보고서에는 공무원 일자리 5만개를 런던 밖으로 옮기고 고소득 일자리 수만개를 만들기 위해 디지털미디어·생명과학 등 분야의 288개 경제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방안도 담겼다.
정치에 외국 자금 영향을 차단하고 의원들의 부업을 대부분 금지하는 내용도 들어갔다.
최근 노동당의 지지율이 보수당을 크게 넘어서고 집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스타머 대표의 목소리에 종전과는 다른 무게가 실리고 있다. 다음 총선은 2024년 말 전에 치러진다.
한편, 스타머 대표는 유럽연합(EU)이나 유럽 단일시장에 다시 가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 무소속인 제러미 코빈 전 당대표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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