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전 10년간 미군 5만8천명 전사…러군은 10개월간 10만명 사망 추정"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면서 전사자가 속출해 과거 미국이 베트남 전쟁 때 받은 것에 못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고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10개월간 사망한 러시아 군인 수가 베트남 전쟁 중 전투가 치열했던 10년간 발생한 미군 전사자의 2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러시아군 전사자에 관한 정확한 통계는 없으나 미국 등 서방과 우크라이나는 지금까지 10만 명에 가까운 러시아군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 4일 러시아군 사망자가 9만1천50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마크 밀리 미군 합참의장은 이번 전쟁으로 러시아군 약 10만 명이 죽거나 다쳤을 것이라고 지난달 밝혔다.
러시아는 자국 공식 전사자 수를 6천 명 미만으로만 집계하고 있는데, 이를 곧이 믿을 수는 없다고 서방은 판단한다.
미국의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최근 양측이 수개월째 소모전을 벌이고 있는 도네츠크주 바흐무트 인근에서 하루에만 100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 바 있다.
서방의 추정대로 러시아군 전사자가 10만 명이 맞는다면 러시아는 베트남 전쟁(1960~1975)의 10분의 1도 안 되는 기간에 미군 전사자의 2배에 가까운 군인을 잃은 것이라고 뉴스위크는 짚었다.
미국 버지니아 공과대학 통계학과의 로널드 프리커 교수는 "베트남전 때는 (전투가 집중된) 10년 동안 미군 5만8천 명가량이 전사했다"면서 "전사자 수로 따지면 러시아 입장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베트남 전쟁이 미국에 미친 것과 같은 영향을 가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1979년 시작돼 10년간 이어진 아프가니스탄 분쟁에서 사망한 소련 군인은 1만5천 명에 그쳤다고 뉴스위크는 덧붙였다.
인구통계학자이자 사회통계학자인 멜라니 체논은 이 같은 전사자가 특정 연령대에 집중되지 않는 한 러시아 인구수에 당장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전쟁 초기 18∼40세의 남성만 징집하다가 5월 말 그 대상을 40세 이상의 남성까지 넓힌 바 있다.
젊은 남성만을 중심으로 징집한 탓에 다음 세대의 인구 구조에 영향을 미쳤던 1차 세계대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다만 프리커 교수는 사상자가 계속 늘어나면 러시아 내 여론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 국민 다수는 이미 전쟁을 지지하지 않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이 계속 수세에 몰리면서 사망자만 증가하는 상황이 되면 여론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han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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