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총리 "누구도 이스라엘 군인 조사할 수 없어"
(아부다비·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이승민 특파원 = 카타르 국영 알자지라 방송이 자사 소속 기자를 총격 살해한 의혹을 받는 이스라엘군을 상대로 국제 소송을 제기했다.
알자지라는 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법무팀이 팔레스타인 담당 기자 시린 아부 아클레 사망과 관련해 이스라엘군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제소했다"고 밝혔다.
알자지라는 별도 성명에서 "다수 목격자의 주장과 현장 영상 분석, 법의학적 분석 등을 통해 새로운 증거들이 발견됐다"며 "기자를 살해한 것은 알자지라를 침묵하게 하기 위한 의도적 활동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일자리라 측 변호사인 로드니 닉슨은 헤이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ICC는 누가 아부 아클레 기자 살해에 직접 관여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크네세트(의회)에서 "누구도 이스라엘 군인을 조사하거나 교전 과정의 도덕적인 문제에 대해 설교할 수 없다. 알자지라는 특히 그렇다"고 반박했다.
베니 간츠 국방부 장관은 "아부 아클레 기자의 죽음은 유감이지만 이는 교전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알자지라는 그보다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 이란 기자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먼저 확인하라"고 말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아부 아클레 기자는 팔레스타인 지역 분쟁을 취재하는 전문 기자로 25년간 알자지라에서 일했다.
그는 지난 5월 11일 새벽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 북부 도시 제닌에서 이스라엘군의 난민촌 '테러범' 색출 작전을 취재하던 중 총격을 받고 숨졌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현장 목격자 등은 그가 이스라엘군의 조준 사격에 의해 사망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스라엘군은 혐의를 부인해왔다.
이스라엘 당국은 아부 아클레의 사망 원인에 대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이 쏜 총탄 때문일 수 있다고 주장하다 지난 9월에서야 "(테러) 용의자를 겨냥한 이스라엘 병사의 총격에 뜻하지 않게 당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한 발짝 물러섰다.
유족은 미국이 사망사건을 조사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고, 미국 의회에서도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 20여 명이 연방수사국(FBI)의 직접 수사를 요청하는 청원에 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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