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차질→생산차질 이어질 우려…일부 석유화학 업체 감산 검토
내일 임시국무회의 안건 올릴수도…"언제라도 발동 준비돼 있어"
(세종=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이하 화물연대)의 파업이 14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가 추가로 업무개시명령 발동을 준비하고 있다.
항만 물동량이 평시 수준으로 되돌아오고 시멘트 운송량도 평시의 90% 가깝게 회복됐지만, 이번 주부터 정유·철강 업종의 운송 차질이 생산 차질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7일 경북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를 화물차 운행 상황을 점검한 뒤 "전반적으로 운송 복귀가 빠른 속도로 일어나고는 있지만 정상화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함으로써 일선 화물 기사와 지도부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게끔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르면 오늘(7일)과 내일(8일) 사이에 국무회의가 열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정부는 8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정유·철강 등에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시멘트업계 운송 거부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바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언제라도 업무시명령 안건을 국무회의에 올리고 발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석유화학 분야에선 수출 물량 출하가 재개됐지만, 평시의 5% 수준만 출하되고 있다. 내수 물량 출하량은 평시의 65% 수준이다.
출하 차질로 일부 석유화학 업체는 이번 주말부터 감산을 검토하고 있다.
정유 출하량은 지난 5일 기준으로 평시의 83% 수준이었다. 정부는 전날 군용 등 대체 탱크로리(유조차) 203대를 긴급 투입했다.
철강은 전날 평시의 47% 수준에서 출하가 이뤄졌다.
철강 기업들은 2주 정도 파업을 감내할 여력을 갖고 있었으나, 운송 거부가 장기화하면서 일부 업체에선 이번 주 안에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
항만과 시멘트 물동량은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국 12개 주요 항만의 밤 시간대(전날 오후 5시∼이날 오전 10시)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4만6천267TEU로 평상시보다 26% 많았다. 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뜻한다.
화물연대 조합원 비율이 높아 그간 컨테이너 반출입이 거의 중단됐던 광양항의 밤시간대 반출입량은 3천767TEU로 평시보다 11% 많았다.
반출입 규모가 가장 큰 부산항의 밤 시간대 반출입량은 3만2천914TEU로 평시 수준을 29% 넘어섰다.
규모 2위인 인천항 반출입량은 6천928TEU로 역시 평시보다 36% 늘었다.
시멘트는 전날 16만6천t(톤)이 운송되며 운송량이 평시의 88% 수준까지 회복됐다.
시멘트 운송량 증가에 따라 레미콘 생산량(30만8천㎥)은 평시의 61%까지 올라왔다.
화물연대 총파업 다음 날인 지난달 25일부터 13일간 건설업체 127개사가 공사 피해 발생을 신고했다. 전국 1천506개 공사 현장 중 862개(57%)에서 공사 중단이 발생했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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