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사들 "위메이드만의 문제…P2E 사업 자체가 흔들리진 않을 것"
학계는 "타격 클 것"…위정현 게임학회장 "투자자는 '다 똑같다'는 의구심 가져"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오규진 기자 = 국내 게임 업계에서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벌기) 사업 선두주자로 꼽혀온 위메이드의 가상화폐 '위믹스' 상장 폐지가 법원 가처분 신청 기각으로 확정되자 P2E 사업에 관여하는 국내 게임사들도 자칫 불똥이 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P2E 관련 게임사들은 자신들이 발행한 가상화폐도 위믹스처럼 신뢰성에 의심을 받을까 걱정하며 내부적으로 점검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들은 위메이드와 같은 부류로 취급받을 가능성을 경계하며 거리 두기에 애쓰는 모양새다.
P2E 관련 게임사들은 신뢰 저하가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희망 섞인 관측을 내놓았고, 게임사가 발행한 가상화폐가 단기적으로는 타격을 받더라도 P2E 사업 자체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게임 업계 관계자는 "일단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건 당연하지만, 단기적 영향만 있을 것"이라며 "위메이드와 코인 거래소 사이의 문제이며, 다른 사업자들이 투명성 있게 진행하면 전체적인 산업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계의 시각은 달랐다.
관련 학계는 가상화폐에 대한 불신이 최근 고조된 상황에서 터진 위믹스 사태가 해당 산업에 미치는 타격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P2E 게임 경제의 근간이 되는 가상화폐 자체의 안정성이 흔들리는 판국에 그간 크고 작게 신뢰를 잃어 온 P2E 사업의 신뢰 유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관련 학계의 판단이다.
특히 위메이드는 지난해 보유한 위믹스를 공시 없이 대량 처분한 일이 투자자들 분석을 통해 올해 초에야 드러난 뒤에야 해명한 일명 '몰래 대량매도' 사건으로 이미 신뢰를 상당 부분 잃은 바 있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8일 오전 11시 기준 위믹스는 약 328원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폐지 확정 소식이 전해지기 전인 전날 오후 7시께보다 약 62% 급락했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근 FTX 사태 등으로 가상화폐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급격히 하락했고, 이미 P2E는 글로벌 시장에서 하락세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 산업 자체에 미치는 타격은 치명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 교수는 "다른 P2E 게임 업체들은 '우리는 위메이드와 다르다'며 계속 거리를 두려고 하겠지만 투자자들은 '어차피 똑같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면서 "특히 다른 업체들은 규모가 작거나 내부 구조가 잘 드러나지 않는 업체라서 투명성 확보가 더욱 어렵다"고 진단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도 "지금은 국내외에서 부실한 코인들이 정리되는 시기로 본다"면서 "결국 독자적인 기술력을 가진 코인들만 남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sh@yna.co.kr,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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