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중국이 중동 포함 전세계 세력확장 유념"
시진핑 환대·바이든 홀대…"각 나라 각자 양자관계 있을 뿐"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7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문을 대대적으로 환영한 데 대해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들은 원론적 언급을 하면서도 신경이 곤두서 있음을 내비쳤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화려한 의전과 활짝 웃는 표정으로 시 주석을 맞는 태도는 지난 여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보였던 냉담한 태도와 확연히 대비됐으며, 이를 통해 미국에 암묵적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백악관이 공개한 브리핑 속기록에 따르면 이날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 '바이든 대통령이 무시당했다고 기분이 상하지 않았느냐'는 취지의 기자 질문을 받고 "아니다. 전혀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그 전날인 6일 장-피에르 대변인은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안에서 사우디와 중국이 서로 접근하는 것이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사이의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관한 질문을 받고 서로 별개 문제라는 취지로 원론적 답변을 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우리가 우리 파트너, 우리 파트너들에 어느 편을 들 것인지 고르라고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처음에 '우리 파트너'라고 단수형을 썼다가 곧바로 '우리 파트너들'이라고 복수형으로 바로잡은 것은 전자가 사우디아라비아만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미국의 파트너들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표현으로 급히 바꾼 것으로 관측된다.
장 피에르 대변인은 "각 나라는 각자 양자관계들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중동에서 우리 자신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우리의 경제안보와 국가안보를 진전시키는 데에 집중하고 있으며,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함마드 왕세자와 시진핑 주석의 만남에 대해서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사우디와 중국)이 그들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느냐고 보는 것은 우리에게 달린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AFP·로이터·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7일 시진핑이 사우디에 도착한 후 의견을 묻는 기자 질문을 받고 사우디가 여전히 핵심적인 미국의 동맹국이라고 전제하면서 "시 주석이 여기저기 출장을 다니는 것은 별로 놀랄만한 일이 아닐 것이고, 중동에 가기로 했다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커비 조정관은 "중국이 전세계에 영향력을 키우려고 시도중이라는 점을 유념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중동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이 추구하려고 시도하는 목표 중 상당수와 이를 위해 중국이 사용하는 방법이 "국제적 규칙에 근거한 질서를 유지하는 데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그렇다고 해서 미국 측이 다른 나라들에 미국과 중국 중 양자택일을 하도록 기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1주 전인 지난달 30일 커비 조정관은 미국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전략적" 관계가 "우리(미국)의 최선의 이익에 따라" 이뤄지도록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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