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연구원 정책토론회…"5년간 21%씩 올려야 손해율 정상화"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최근 5년간 국내 보험회사들이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으로 인해 입은 위험손실액이 11조원을 웃돈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험사들이 실손보험 손해율을 정상화하려면 향후 5년간 보험료를 매년 21%씩 올려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과도한 가격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8일 '실손의료보험 정상화를 위한 과제'를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 주제발표자로 나와 "과도한 실손보험 가격규제가 보험회사 의사결정과 소비자 행동을 왜곡해 시장 효율성을 저하하고 장기적으로 보험가격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이 이날 발표한 '실손의료보험 가격 규제 현황과 과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실손보험은 비급여 의료 증가로 인해 매년 130% 안팎의 손해율을 기록했다.
1∼4세대 전체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은 2018년 121.2%로 다소 낮아졌으나 2019년 133.9%, 2020년 129.9%, 2021년 130.4%, 2022년 127.9%를 보였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합한 합산비율 역시 2019년 이후 올해까지 120%대를 유지했다. 합산비율이 100%를 넘기면 보험사가 손실을 봤다는 의미다.
김 연구위원은 "2017∼2021년 실손보험 위험손실액은 11조원 이상"이라며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 시행으로 의료 이용량이 늘면서 실손보험 청구의료비가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수준 유지 시 향후 5년 동안 실손보험 누적 위험손실액은 약 30조원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5년 이내 실손보험 손해율을 100% 이내로 유지하게 하려면 매년 21% 이상의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과도한 가격규제 영향으로 보험료와 보험금 청구 간 연계가 약화되면 보험회사의 의사결정과 소비자 행동이 왜곡될 수 있다"며 "가격 규제 하에서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가 결합되면 보험손실이 증가해 장기적으로 평균적인 보험 가격이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손보험 신상품 요율의 조정주기를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현재 25%인 실손보험료 조정 한도를 단계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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