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통신 등 34개 협약체결…'美 기피' 화웨이와 클라우드·인터넷단지 건설
사우디 "일대일로·비전2020 조화"…"2년 주기 셔틀 정상회담 합의"
(베이징·테헤란=연합뉴스) 조준형 이승민 특파원 =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과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 정상이 8일(현지시간) 회담하고, 깊은 양국 관계를 과시했다.
양국은 전략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로 하고, 에너지·정보통신·인프라를 망라하는 30개 이상의 협약을 체결했다.
국영 SPA 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사우디 왕궁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와 회담했다.
통신은 양국 정상이 '포괄적 전략 동반자 협정'에 직접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또 양국 정상이 파트너십과 공동 협력을 강화할 방안을 검토하고 이용 가능한 자원에 대한 투자 방향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와 '비전 2030'이 조화를 이뤄 상호 이익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SPA는 덧붙였다.
일대일로는 중국 자본과 인력을 동원한 해외 철도, 항만 등 인프라 건설 협력을 통해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현대판 육·해상 '실크로드'를 만든다는 시 주석의 대표적 대외 이니셔티브다.
비전 2030은 석유 시대 이후를 대비한 산업 다각화를 위해 사우디가 추진 중인 대규모 국책 사업이다.
중국과 사우디는 이날 그린 수소·태양광·건설·정보통신·클라우드·의료·교통·건설 등 분야 34개 협정을 체결했다.
앞서 통신은 양국이 1천100억 리얄(약 38조6천억원) 규모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양국이 체결한 협정에는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사우디에 클라우드 및 초고속 인터넷 단지를 건설하는 계획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화웨이는 안보상 우려와 중국의 '기술 굴기'에 대한 견제 의도 때문에 미국과 서방 동맹국들이 기피하는 중국 업체다. 미국은 2019년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자국 기술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고, 2020년에는 화웨이 스마트폰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제한했다.
또 사우디 투자부와 중국의 산둥이노베이션그룹이 사우디 내 알루미늄 플랜트를 건설하기로 했다.
중국 관영통신 신화사는 양국이 2년마다 한 차례씩 정기적으로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정상이 양국 간의 '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 협정'에 직접 서명하고, 2년마다 한 차례씩 양국을 번갈아 가며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데 동의했다"며 회담 소식을 전했다.
중국은 2018년부터 사우디의 최대 무역 파트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 원유 수출량의 4분의 1은 중국으로 향한다.
SPA에 따르면 지난해 양국의 무역 규모는 800억 달러(약 105조6천억원)에 달한다. 올해 3분기 무역액은 270억 달러(약 35조6천억원)다.
앞서 시 주석은 사우디 언론을 통해 "이번 방문은 아랍 세계와 걸프 국가들과 관계에 있어서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한 선구적인 여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은 9일 제1회 중국·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콘퍼런스에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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