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역주행 사망사고로 공분 산 미 외교관 부인, 집행유예

입력 2022-12-09 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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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서 역주행 사망사고로 공분 산 미 외교관 부인, 집행유예
오토바이 몰던 10대 사망 후 면책특권 주장하며 귀국
영미 양국 외교갈등…미국서 화상으로 재판 출석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에서 역주행 사망사고를 내고 면책권을 주장하며 귀국해버려서 공분을 산 미국 외교관 부인이 3년 만에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영국 형사법원은 8일(현지시간) 역주행 운전으로 10대 남성을 사망케 한 미국인 앤 사쿨러스(45)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2개월 판결을 내렸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영국에 파견된 미 정보기관 요원의 부인이던 사쿨러스는 2019년 8월 영국 중부 노샘프턴셔 크러프턴 미 공군기지 밖에서 SUV 를 몰고 역주행을 하다가 오토바이를 몰던 당시 19세 영국인 해리 던과 충돌했다.
던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사쿨러스는 현장에서는 경찰 조사 협력을 약속했으나 곧 외교관 면책특권을 주장하며 미국으로 돌아가버렸다.
사쿨러스는 영국과 미국이 맺은 '비밀 협정'(secret agreement)에 따라 면책특권이 부여됐다.
영국인들은 분노했고 검찰은 사쿨러스를 난폭운전 등의 혐의로 기소한 뒤 미국 정부에 정식으로 범죄인 인도를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이 거부하면서 이 사안은 양국간 외교갈등으로 확대됐다.
결국 사쿨러스가 영국에 오지 않고 미국 워싱턴에서 화상으로 출석하는 것으로 양국간 합의가 이뤄진 뒤 재판이 진행됐다.
보비 치마-그럽 판사는 미국 정부에서 사쿨러스에게 미국의 중대한 이익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다며 영국에 가지 않도록 권고했다고 들었지만 재판에 참석하지 않을 이유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그는 던의 부모가 품격있고 끈질기게 노력해서 사쿨라스가 죄를 인정하게 됐다고 치하했다.
던의 어머니 샬럿 찰스는 "정의를 이루겠다는 아들과의 약속을 지켰다"며 "사쿨라스는 이제 평생 범죄기록을 안고 살게 됐다"고 말했다.
사쿨러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비극적 실수로 인한 고통에 깊이 사과한다"고 말했다.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외교관 면책에 관한 절차 개선과 미국의 공군기지 주변 도로 안전 개선 등을 포함해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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