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서 "백신 접종자 피 영아에 수혈 반대" 시위

입력 2022-12-09 11:19  

뉴질랜드서 "백신 접종자 피 영아에 수혈 반대" 시위

(오클랜드=연합뉴스) 고한성 통신원 = 뉴질랜드에서 심장 수술을 받은 생후 4개월 된 영아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피를 수혈하는 데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뉴질랜드 매체들이 9일 보도했다.
매체들은 법원의 명령으로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아기가 이날 오클랜드 스타십 어린이병원에서 선천성 폐동맥판협착증 수술 절차에 들어갔다며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병원 주변에서는 50여 명의 시민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피 수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자의 피를 영아에게 수혈하는 것에 반대하는 시위는 해당 영아의 부모가 주도했다. 시위자들은 피켓 등을 손에 들고 정부가 개입해 수술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백신 접종자의 피 수혈 문제는 개심 수술을 받아야 하는 아기의 부모들이 백신 접종자 피 수혈은 안 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으며, 급기야 법원까지 나서는 상황이 벌어졌다.
의료 당국은 처음에 수술을 원한다고 밝혔던 부모들이 뉴질랜드 혈액원이 보유하고 있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피를 수혈하는 것은 안 된다고 조건을 붙이면서 수술이 어렵게 되자 이 문제를 법원으로 가져갔다.
오클랜드고등법원은 지난 7일 의료당국이 수술을 위해 신청한 임시 후견인 지위를 허용했다.
부모들은 법원의 결정에 처음에는 최선의 치료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순순히 물러서는 듯 보였으나 수술을 앞두고 의료진이 피검사와 엑스레이 촬영 등 준비 작업을 시작하자 이를 막는 등 다시 태도가 달라졌다.
부모들은 의료진이 검사를 강행할 경우 형사 사건으로 고발할 것이라고 위협하기도 했다.
부모 측 변호사는 미국 의사 2명에게 자문한 뒤 수술을 위해 부모의 품에서 아기를 강제로 데려가는 것은 '과잉 대응'이 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고등법원 판사는 결정을 통해 "아기가 긴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내 판단으로 뉴질랜드 혈액원의 혈액 제품을 사용해 수술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명령을 내린다. 아기에게 최선의 이익을 위해 더 이상의 지체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그는 부모들이 아기의 수술이나 사전 검사에 동의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더욱 명확하게 추가 명령도 내린다며 부모들에게 의료진을 방해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이에 의료 당국은 자상 방지 조끼를 착용한 4명의 경찰관의 도움을 받으며 병실에 들어가 부모들로부터 아기를 넘겨받아 사전 검사와 수술 절차에 들어갔다.
부모들은 경찰관들이 아기를 데려가려 하자 '범죄자들'이라고 소리치며 강력하게 저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들은 병원 주변에서 벌어진 시위에는 극우 미디어 단체 대표도 보였다면서 지나가던 일부 차량 운전자들도 경적을 울려 시위에 호응했다고 전했다.
ko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