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위기설에 휘말려 중동 자본을 유치하고 구조조정 계획을 내놓은 스위스의 세계적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가 유상 증자를 통해 총 40억 스위스프랑(약 5조5천800억원)의 자본 조달에 성공했다.
블룸버그·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 울리히 쾨르너 최고경영자(CEO)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매물로 내놓은 회사 주식의 98.2%를 매각해 총 22억4천만 스위스프랑(약 3조1천200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앞서 크레디트스위스는 사우디국립은행(SNB) 등에서 17억6천만 스위스프랑(약 2조4천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SNB는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 국부펀드 공공투자펀드(PIF)가 대주주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해 파산한 영국 그린실 캐피털과 한국계 투자자 빌 황의 아케고스 캐피털에 대한 투자 실패로 막대한 손해를 보고 위기설에 휩싸였다.
재무 건전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주가가 급락하자 이 은행은 지난 10월 자본 조달과 조직 개편 계획을 발표했다.
유상 증자를 통한 자본 조달 외에도 자산운용·자산관리 부문에 주력하고 투자은행(IB) 사업은 'CS퍼스트보스턴' 브랜드로 분리하기로 했다. 아울러 2025년 말까지 인력 약 9천 명을 감축하기로 했다.
자본 조달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1일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던 크레디트스위스 주가는 이날 스위스 증시에서 전 거래일보다 3.19% 상승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번 자본 조달로 보통주자본비율(CET1)도 1.4% 상승할 것이며 이미 시작된 비용 절감 조치로 내년 비용 절감 목표인 12억 스위스프랑(약 1조6천700억원) 중 80%를 이미 줄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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