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시상식 대리 참석 비알리아츠키 아내, AP통신에 밝혀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벨라루스 당국이 수감 중인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 알레스 비알리아츠키(60)의 노벨평화상 시상식을 위한 연설문 전달을 차단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바일리아츠키를 대신해 노벨평화상 시식상에 참석하기 위한 여정에 오른 그의 아내 나탈리아 핀추크는 8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남편은 그것(연설문)을 전달할 수 없었다. 서신과 관련한 상황은 까다로우며 모든 것이 면밀히 감시되고 있다"고 밝혔다.
벨라루스의 인권 활동가 비알리아츠키는 인권단체 '바스나'를 창설해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로 불리는 알레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철권 통치에 맞서 왔다.
탈세 혐의로 작년 7월부터 투옥 중인 그는 러시아 권위주의 정권에 저항해온 러시아 시민단체 메모리알, 우크라이나 시민단체 시민자유센터(CCL)와 올해 노벨평화상을 공동 수상했다.
노벨위원회 측은 지난 10월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발표할 당시 "벨라루스 당국이 비알리아츠키를 석방하라는 게 우리 메시지다. 우리는 그가 석방돼 노르웨이 오슬로에 노벨평화상을 받으러 올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아내에 따르면 벨라루스 당국은 시상식 참석은 커녕 시상식에서 발표할 수상자 연설문을 전달하는 것조차 막고 있는 것이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 같은 소식에 대해 "우리는 표현의 자유를 강력히 지지한다. 원하는 누구에게나, 언제라도 연설할 수 있는 권리가 모두에게 있다고 믿고 있다"는 말로 벨라루스 정부의 조치를 에둘러 비판했다.
한편, 핀추크는 AP에 "우리는 바일리아츠키의 (그동안의)진술과 사상을 알고 있다"면서 "(시상식)연설은 이를 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벨상 121년 역사상 4번째 옥중 수상자인 비알리아츠키는 작년 7월 체포된 이래 아내 핀추크와도 딱 1차례 면회가 허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핀추크는 지난달 하순 교도관의 입회 아래 수도 민스크의 한 교도소에서 남편과 면회를 했다고 설명하면서 "남편은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은 채 정신력과 용기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남편이 노벨상을 수상한 것에 매우 감동했으나 아직 그 의미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가 나에게 보낼 수 있는 정보는 엄격히 제한돼 있으며, 그는 국내외 정책에 대해 어떤 것도 쓸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이어 노벨상을 수상한 것이 남편에 대한 벨라루스 당국의 고발과 그의 변호인에 대한 압박을 막지는 못했다면서 남편의 변호인 중 1명은 이미 투옥됐고, 또 다른 변호인은 면허가 박탈된 사실도 털어놨다.
핀추크는 비알리아스키가 갇혀 있는 감옥의 상태가 '고문'에 비견될 수 있을 정도로 남녀 수감자 모두에게 매우 열악하다고도 폭로했다.
그는 그러면서 "노벨상이 벨라루스와 감옥에 갇힌 벨라루스인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는 데 도움을 주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노벨평화상 시상식은 오는 10일 노르웨이의 오슬로에서 거행된다. 노르웨이 언론사 NTB통신은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인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도 이날 시상식 참석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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