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반출입량 한때 90%↓…철강 피해 금액 1조5천억원
공사장 '셧다운'에 주유소 품절까지…업무개시명령에 회복세 전환
(서울·세종=연합뉴스) 최평천 권희원 기자 = 16일째 이어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의 총파업은 고유가·고금리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우리 경제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철강·석유화학·정유·시멘트·자동차 등 5대 업종의 출하 차질 규모가 3조5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 6월 화물연대의 8일간 파업으로 2조원대 손실이 발생했지만, 이번에는 16일간 파업이 이어지면서 피해 금액이 4조원대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파업이 시작된 직후에는 시멘트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파업 돌입 첫째날인 지난달 24일 약 20만t의 시멘트 출하가 예정돼있었지만, 실제 출하량은 1만t에도 미치지 못했다.
시멘트 부족으로 레미콘 생산까지 멈추면서 건설 현장 공사도 곳곳에서 중단됐다. 지난달 25일 강동구 둔촌주공아파트 레미콘 타설 작업이 중단됐고, 전국 공사 현장의 절반이 넘는 곳에서 공사가 중단됐다.
전국 12개 항만 일일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파업 초기 평상시보다 90% 이상 떨어지며 마비됐다. 규모가 가장 큰 부산항에는 정부가 군 컨테이너 차량을 투입해 반·출입이 일부 이뤄질 수 있었지만, 화물연대 조합원 비율이 높은 광양항에서는 반·출입이 사실상 중단됐다.
기름이 동난 주유소는 지난 5일 기준 전국 96곳까지 늘어나며 휘발유·경유 품절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철강업계는 피해 규모가 1조5천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산업부에 따르면 전날 기준 5대 철강사(포스코, 현대제철[004020], 동국제강[001230], 세아제강[306200], KG스틸)의 출하 차질 규모는 117만9천500t(톤)으로 추산된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1조5천334억원에 달한다.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석유화학제품의 출하량은 평시 대비 약 20%에 그쳤다.
공사장 '셧다운' 위기 속 정부가 시멘트 분야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면서 시멘트와 항만을 중심으로 물류 흐름은 회복되기 시작했다.
지난달 29일 일일 운송량이 2만1천t에 불과했던 시멘트는 전날 평시보다 4% 많은 19만5천t이 운송됐다. 이에 레미콘 생산도 평시의 75% 수준을 회복했고, 공사 현장 66곳에서 공사가 재개됐다.
항만 역시 화물연대 비조합원을 중심으로 야간 반·출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서 이달 들어 회복세를 보였다.
철강·석유화학 업무개시명령 첫날인 전날 석유화학 제품 출하량이 평시 대비 52% 수준까지 회복했지만, 여전히 여수·울산 공장에서는 출하에 차질이 빚어졌다.
석유화학 업계는 화물연대 총파업 철회로 공장 가동 중단 위기에서는 벗어날 것으로 보인다.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재가동까지는 최소 15일이 소요되고, 최소 일평균 1천238억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국가 경제의 위기 속에서 국가 물류시스템을 마비시키고 산업체 전반에 걸쳐 천문학적 손해를 끼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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