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 = 디자인은 느낌표, 가성비는 물음표.
애플이 지난달 국내 출시한 아이패드 10세대를 열흘가량 써보고 내린 평가다.
홈버튼을 없애고 '가로본능'을 살린 폼팩터(형태)는 만족스러웠다.
매직 키보드 폴리오·애플펜슬과 궁합은 아쉬웠고, 가격에서는 '역대급 가성비' 아이패드 9세대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 홈버튼 없어지고 '가로본능' 고려한 카메라…성능·그래픽도 '충분'
아이패드 10세대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건 폼팩터(형태)다.
가로 248.6㎜·세로 179.5㎜·높이 7㎜로 전작 대비 약간 날씬해졌다.
홈버튼은 없어졌고 기기 왼쪽 상단부에 위치한 잠금버튼에 터치ID가 탑재됐다.
굳이 따지자면 아이패드 9세대보다 올해 출시된 에어 5세대에 더 가까웠다.
무엇보다 눈에 띈 건 화면 정중앙 쪽으로 이동한 전면 카메라다.
화상 회의를 할 때 이용자들의 '가로본능'을 충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후면 카메라도 아이패드 기본형 최초로 4K급 화질을 제공한다.
'저가형'으로 출시된 제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성능도 훌륭했다.
아이패드 10세대는 2020년 9월 공개된 A14 바이오닉 칩을 탑재했다.
스마트폰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GeekBench) 기준으로 싱글코어 1천567점, 멀티코어 기준 4천157점을 기록했다. 전 세대 대비 싱글코어 기준 성능이 약 17%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높은 그래픽 사양을 요구하는 게임들도 문제없이 즐길 수 있었다.
내년 초 출시를 앞둔 중국 게임사 호요버스의 '붕괴: 스타레일'을 돌렸는데도 버벅거리지 않았고, 게임 두 개를 동시에 플레이해도 눈에 띄는 발열은 없었다.
가로 방향 스테레오 스피커를 장착하면서 소리가 만드는 공간감도 커졌다.
머신러닝 역량이 최대 80%까지 개선됐으며, iPad 운영체제(OS) 업데이트에 따라 배경에서 피사체를 들어올려 자유롭게 복사하고 붙여넣을 수 있다.
27.5㎝ 리퀴드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화면을 최대 500니트 밝기로 출력한다.
라미네이팅과 반사 방지 코팅 처리가 안 된 건 옥의 티였다.
◇ 호불호 갈리는 색상…액세서리는 '어색'·가격은 '글쎄'
애플은 아이패드 10세대를 네 가지 색상으로 출시했다.
이 가운데 블루·핑크는 색감이 강렬한 탓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킥스탠드 방식의 '매직 키보드 폴리오'는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액세서리였다.
탈부착식 키보드·보호형 후면 패널로 구성됐으며 상단에 기능 키를 장착했다. 매직 키보드 특유의 딱딱한 타격감이 사라졌고, 트랙패드도 한층 부드러워졌다.
'가로본능'을 살린 조절식 스탠드는 아이패드 이용자들이 동영상을 편안한 자세로 시청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다만 기기 가격의 56% 수준인 키보드 가격이 구매를 주저하게 만들 수도 있다.
아이패드 10세대에서도 구형 애플펜슬만을 고집한 것은 의아했다.
2015년 출시된 구형 애플펜슬은 유선 충전 방식을 채택하는 탓에 사용하기 번거롭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이를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아이패드 에어를 사라는 무언의 압박'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배터리는 게임·동영상 촬영을 했을 때 8시간 반 정도 사용할 수 있었다.
판매가는 아이패드 9세대 출시 때보다 최소 23만원 올랐다.
미국 출시 가격이 120달러 오른데다 고환율까지 겹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 세대 아이패드가 '역대급 가성비'를 자랑한 점을 고려하면 아쉬운 대목이다.
acd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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