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 교환 상대로 독일서 복역 중인 러시아 정보요원 요구"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이 러시아와 '죄수교환' 방식으로 여자 농구 선수 석방 협상을 벌이는 과정에서 전직 미국 해병대원의 석방 문제도 논의됐지만 러시아의 까다로운 요구 조건 탓에 불발된 것으로 나타났다.
CNN은 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러시아는 미국에 스파이 혐의로 복역 중인 해병대원 출신의 기업 보안 책임자 폴 휠런을 풀어주는 대가로 독일에 수감된 러시아 전직 장교를 풀어 달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정보기관 출신의 바딤 크라시코프 전 대령은 2019년 베를린에서 조지아 국민을 암살한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독일에 조용히 의사를 확인했으나 결과적으로 불발됐다고 이 매체는 보도했다.
미국은 러시아에 미국 내 다른 러시아 죄수들과 폴 휠런과의 교환을 제안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러시아에 제안한 다른 죄수 가운데는 돈세탁 및 해킹 등의 혐의로 프랑스에서 미국에 송환된 알렉산더 비닉, 사이버 범죄로 복역중인 로만 셀레즈네프 등도 포함돼 있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미국 정부 고위 관계자는 "미국이 다른 제안을 수차 했음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미국에 있지도 않은 사람을 요구했다"면서 "우리는 개방적인 자세를 보였으나 가능하지 않은 요청만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과 러시아는 죄수 교환 방식으로 러시아에 수감된 여자 프로농구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와 미국에 수감 중인 러시아 무기상 빅토르 부트를 각각 석방했다.
미국은 그라이너와 함께 휠런의 석방도 추진했으나 이번에 휠런은 포함되지 않았으며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서는 그라이너만 석방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휠런에 대해서는 신뢰를 갖고 협상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건은 그라이너를 석방하느냐 아니면 어떤 미국인도 석방하지 못하느냐의 문제였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은 매우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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