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매체 "예상못한 일 아냐…중국 대응 자제할 듯"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미중 정상회담 한 달도 안 돼 9일(현지시간) 미국이 인권 탄압을 이유로 중국 시짱(西藏·티베트) 관리 두 명을 제재했다.
지난달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첫 대면 정상회담이 양국 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제재가 발표된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아니며,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악화를 피하고자 대응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9일 인권 탄압 혐의로 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이란 등 국가의 인사와 단체들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이 중에는 2016∼2021년 시짱 당서기를 지낸 우잉제와 2018년 시짱 공안부장을 지낸 장훙보가 포함됐다.
재무부는 두 중국 관리가 티베트에서 인권 탄압을 자행했다고 비판했다. 또 중국은 티베트인의 종교적 자유를 제한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그들을 자의적으로 구금하고 신체적으로 학대했으며 재판 없는 살인을 저질렀다고 비판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해당 제재를 예고한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대해 "중국은 원칙적으로 미국의 제재에 반대하며, 미국이 인권을 핑계로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 고문인 스인훙 인민대 교수는 미국의 대중 정책에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미국이 주장하는 인권 문제로 중국 관리를 제재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SCMP에 "중국과 미국 지도자들은 발리에서 오직 한 가지에만 합의했다. 그것은 양국 관계가 더 심각하게 악화하는 것을 막자는 것"이라며 "그러나 주요 이슈에서 한쪽이 다른 한쪽에 상당한 양보를 할 의향이 있다는 신호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이번 제재가 중미 관계를 약간 약화시키겠지만 중국은 양국 관계가 더 심각하게 악화하도록 이끄는 행동을 취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왕이웨이 인민대 국제문제연구소장은 "중국은 대응할 것이다. 그것은 확실하다"면서도 "그러나 어떤 식일까? 중국은 발리 정상회담에서 조성된 분위기를 망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샹 중국사회과학원(CASS)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티베트를 잊지 않았음을 보여주고자 인권 이슈를 다시 꺼내 들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오랜 기간 중국 관리들을 대상으로 제재를 가해왔다"며 "중국은 자국과 교류하는 동시에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미국의 대중 전략의 일환이라는 것을 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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