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사우디 순방 마치고 귀국…17개국과 몰아치기 정상회담

입력 2022-12-11 10:53  

시진핑, 사우디 순방 마치고 귀국…17개국과 몰아치기 정상회담
9월 정상외교 재개 이후 50개국 이상 정상과 대면


(베이징=연합뉴스) 한종구 특파원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10일 사우디아라비아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시 주석은 3박 4일간의 순방 기간 제1회 중국·아랍 정상회의와 중국·걸프협력회의(GCC) 콘퍼런스에 참석해 연설하는가 하면 최소 17개국 정상과 연쇄 정상회담을 하며 아랍권과의 관계를 다졌다.
11일 중국 외교부 발표를 종합하면 시 주석은 지난 8일(현지시간) 사우디 수도 리야드의 왕궁에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과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를 만나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기로 하는 한편 에너지·정보통신·인프라를 망라하는 30개 이상의 협약을 체결했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은 "양국이 체결한 무역 협정의 총규모가 292억6천만 달러(약 38조1천억 원)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또 앞으로 2년마다 양국에서 번갈아 가며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했다.
시 주석은 이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압델 파타 부르한 수단 군부 지도자, 미샬 알아흐마드 알자베르 알사바 쿠웨이트 왕세자 등과 잇따라 만났다.
9일 하루 동안 튀니지, 이라크, 모리타니, 지부티, 카타르, 모로코, 소말리아, 바레인, 오만, 예멘, 레바논, 알제리 등 12개국의 정상급 인사들과 몰아치기 방식으로 양자 회담을 했다.
시 주석은 각국 정상급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협력 강화와 함께 수입 확대, 중국 기업의 진출 등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
또 공급망·산업망의 안정과 더불어 자신의 핵심 어젠다 중 하나인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박차를 가할 뜻을 강조했다.
각국 지도자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하고, 홍콩·신장위구르자치구 문제에서 중국의 입장을 지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시 주석은 지난 9월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순방을 시작으로 32개월 만에 글로벌 다자 외교무대에 복귀한 뒤 왕성한 외교활동을 통해 우군 다지기를 강화하고 있다.
그는 2020년 코로나19 확산 이후 외국 방문을 중단하고, 외빈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 말고는 만나지 않았다.
시 주석은 9월 당시 사흘간의 중앙아시아 순방 기간 11개 국가 정상과 회담하며 안보 및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의지를 다졌다.
이어 10월에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태국 방콕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도 잇따라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중 대면 정상회담을 하는 등 프랑스·네덜란드·남아프리카공화국·호주·한국 등 19개국 정상과 회담했다.
아울러 베트남·라오스·쿠바 등 사회주의 국가 1인자를 베이징으로 초청해 회담하는 등 협력관계를 다졌다.
지난 9월 카자흐스탄 방문 이후 3개월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최소 50개국 이상의 정상들과 대면 회담을 한 셈이다.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강력한 구매력과 '차이나 머니'를 앞세워 영향력을 높이는 한편 개발도상국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이미지를 강조해 국제 사회에서 우군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신장·홍콩·티베트 인권 문제와 대만 문제 등에서 각국의 지지를 끌어내고 식량·원유·가스 등의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중국 내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아랍 국가들은 중국·아랍 정상회의 후 발표한 '리야드 선언'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의 확고한 준수와 대만 독립 반대를 확인하는 한편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위반 논란이 제기된 홍콩 문제에서도 중국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jk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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