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정, 수치에 내년 총선 협조 요청…"일언지하 거절"

입력 2022-12-11 17:13  

미얀마 군정, 수치에 내년 총선 협조 요청…"일언지하 거절"
수치 소속 정당 인사 특별면회 보내 총선 참여 타진



(양곤[미얀마]=연합뉴스) 이정호 통신원 = 미얀마 군부가 수감 중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에게 민주 진영의 내년 총선거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미얀마 나우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수치 고문이 속한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양곤 지역 전 국회의원인 산다 민과 NLD 당원 토 륀이 지난달 23일 네피도 교도소에서 수치 전 국가 고문을 면회했다.
이들은 특별 면회에서 수치 고문에게 군부가 내년 개최를 추진 중인 총선거에 관해 설명하고 NLD의 참여를 권하는 군부의 의중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수치 고문은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이들에게 다시는 찾아오지도 말라고 했다고 미얀마 나우는 전했다.
수치 고문을 면회한 이들은 군정 대변인 조 민 툰과도 친분이 있고, 군부가 실시할 내년 총선거에 출마하려는 몇 안 되는 NLD 당원이라고 이라와디는 소개했다.
미얀마 군정은 전임 군정이 만들어 놓은 2008년 헌법에 따라 내년 8월까지는 국가비상사태를 끝내고 총선을 치러야 한다.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도 지난해 TV 연설에서 내년 8월까지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군정은 총선에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등 장기집권을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 분석가들은 수치 고문에게 총선 협조를 요청한 것은 서방 세계를 향해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견고한 NLD 당원들을 '갈라치기' 할 수 있는 술책이라고 평가했다.
2020년 NLD의 압승으로 끝난 총선거를 부정선거라고 주장하며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미얀마 군부는 이를 반대하는 민주 진영을 2년여에 거처 유혈 탄압하고 있다.
쿠데타 직후에 수감된 수치 고문은 선거 조작과 각종 부패 혐의 명목으로 26년 형을 선고받고 네피도 교도소 독방에 수감 중이다.
수치 고문은 2년여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11월에 석방된 전 NLD 경제고문 숀 터넬을 통해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는 미얀마 국민이 자랑스럽다"며 자신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202134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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