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매체 "투기 세력 영향…중앙은행이 통제 가능"
(테헤란=연합뉴스) 이승민 특파원 = 석 달 가까이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이란의 통화 가치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이란 리알화 시장 환율을 고시하는 사이트인 '본바스트'에 따르면 전날 매매 환율은 미국 달러당 37만200 리알을 기록했다.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촉발했던 지난 9월에 환율이 31만∼32만 리알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두 달여 만에 화폐 가치가 15%가량 하락한 것이다.
리알/달러 환율은 지난달 1일 최고치(33만8천 리알)를 기록한 뒤 계속해서 상승했다.
현지 경제 전문 일간 도니야-에-에크테사드는 "핵합의 복원 가능성이 작아진 상황에서 투기 세력의 영향으로 환율이 상승했지만, CBI(이란 중앙은행)는 리알화 가치를 방어할 능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러시아와 이란의 군사적 밀착으로 인한 국제적 고립이 더욱 심화한 가운데 이란 내부 불안 요소까지 지속되기 때문에 리알화 가치가 계속 하락 중이라고 분석했다.
2015년 핵합의 당시 리알화는 달러당 3만2천 리알 수준으로 안정세를 유지했으나 2018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핵합의에서 탈퇴한 뒤 이란 리알화 가치는 갈수록 떨어졌다.
최근 들어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석 달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리알화 가치 하락을 가속하는 요인이 됐다.
아미니는 지난 9월 13일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 순찰대에 체포됐다.
그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갑자기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같은 달 16일 숨졌다. 이 사건은 이란 내 광범위한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 3일 기준 미성년자 64명을 포함해 470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다. 구금된 시위대는 1만8천여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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