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곡물·비료 수출 정상화 등도 의제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전화 통화를 하면서 시리아 국경 보안과 러시아산 곡물·비료 수출 등 현안을 논의했다고 AP·스푸트니크 통신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튀르키예와 시리아의 국경을 따라 30㎞ 너비의 완충지대를 조성하는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해당 국경은 쿠르드족 무장세력과 튀르키예군 사이의 무력 분쟁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최근에도 튀르키예군은 지난달 13일 이스탄불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 사건의 배후로 쿠르드계 무장세력을 지목하고 시리아 국경 지역인 카미실리 외곽 등지에 공습을 가하기도 했다.
30㎞ 완충지대 조성 방안은 2019년에 튀르키예와 쿠르드계 무장세력이 휴전 조건으로 합의한 내용을 구체화한 것이다.
당시 시리아 내 쿠르드족 민병대(YPG)와 튀르키예는 국경 30㎞ 밖으로 각자 물러난다는 조건으로 분쟁을 멈췄다.
이를 계기로 완충지대 조성 방안이 추진됐지만 국경 지대에서 크고 작은 분쟁이 재발했고 튀르키예는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는 불만을 드러내 왔다.
이날 푸틴 대통령과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발생한 이스탄불 테러와 튀르키예의 보복 공습 등을 거론하면서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완충지대 조성 구상을 현실화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보인다.
양국 정상은 러시아산 곡물·비료 수출 문제를 놓고도 대화를 나눴다.
러시아는 지난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우크라이나와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봉쇄되면서 혼란에 빠진 세계 식량 시장을 정상화하기로 한 것이다.
합의 후 우크라이나산 곡물은 흑해 3개 항구를 통해 수출이 재개됐지만, 합의 사항 가운데 포함됐던 러시아산 곡물·비료의 수출 정상화는 서방국가들의 대러시아 제재 속에서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게 러시아 측의 불만 사항이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산 곡물·비료 수출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경제제재로 생긴 여러 장애물을 제거해야 하며 이를 위해 튀르키예가 협조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튀르키예가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공급 허브가 되도록 하는 방안도 양국 정상의 통화 의제 가운데 하나였다고 크렘린궁은 전했다.
러시아는 흑해 해저 가스관을 통해 튀르키예, 남부 유럽 지역까지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튀르크스트림 가스 라인 사업을 벌였다. 총연장 1천100㎞의 튀르크스트림은 2020년 1월 개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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