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복장으로 술집 순회하며 '곤드레 만드레'…마스크 거의 안써
(뉴욕=연합뉴스) 고일환 특파원 = 주말인 10일(현지시간) 오전부터 미국 뉴욕 맨해튼 거리는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성인 남녀들로 넘쳐났습니다.
매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열리는 '산타콘'이라는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산타콘은 1년에 한 번 산타클로스 복장으로 지역의 술집을 순회하면서 술을 마시는 이벤트입니다.
20여년 전 미국 서부 샌프란시스코의 술꾼들이 시작한 행사였지만, 현재는 40여개국에서 치러질 정도로 확산했습니다. 뉴욕에서는 행사 진행을 위한 사무국까지 설치됐습니다.
물론 길거리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불법이고, 뉴욕경찰(NYPD)도 거리 음주단속을 강화했습니다.
그러나 맨해튼 거리 이곳저곳에서는 술집을 순례하면서 술을 마시다가 취기가 오른 행사 참석자들이 앉을 수 있는 곳을 찾아 숨을 돌리는 모습이 심심치 않게 목격됐습니다.
아예 길거리에 쓰러진 행사 참석자들도 있었습니다.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이 재유행할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서 이 같은 행사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뉴욕시는 최근 실내뿐 아니라 실외에서라도 사람이 많은 곳이라면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시민들에게 권고했습니다.
뉴욕시가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나선 것은 코로나19와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리플데믹' 우려가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뉴욕시에서는 2주간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55%나 급증했고, 입원자 수도 20% 늘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당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마스크를 착용한 행사 참석자들의 모습을 찾아보기는 어려웠습니다.
ko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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