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코로나' 외쳐 온 관영매체, 방역전문가들 총동원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중국이 불과 몇 주 만에 '제로 코로나'에서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급하게 항로를 변경했지만, 주민 불안감이 여전한 가운데 중국 당국이 불안 잠재우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 보도했다.
2020년 초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이후 중국 당국이 3년 가까이 초유의 통제 정책을 펴오면서 중국인들에게 코로나19 감염이 '천형(天刑)'에 가깝게 인식된 터라 불안감이 쉽게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제로 코로나 정책만이 코로나19 감염 확산에서 중국을 구할 길이라고 외쳐온 당국의 갑작스러운 '변심'에 의구심을 품은 중국인들로선 작금의 상황이 쉽게 이해되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달 하순 중국 전역에서 동시 다발성 '제로 코로나 반대' 시위가 잇따르자 중국 당국은 기존의 제로 코로나 정책을 사실상 내려놓고 연일 완화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7일 사실상 중국식 '위드코로나' 시책인 방역 완화 10개 조치를 발표했다.
수시로 하던 강제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없애고, 임시 격리시설을 철거하면서 자가격리 치료로 전환하고, 대중교통 수단과 공공장소 접근 제한도 철회하는 등 일상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감염을 우려한 중국인들의 외출 자제로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주요 도시는 국무원의 발표 이후에도 한산하다. 그렇지만 만약의 상황에 대비할 목적으로 의약품 사재기 현상은 극심하다. 해열진통제인 이부프로펜과 파라세타몰에 대해선 배급제가 시작됐을 정도다.
중국인들의 이런 불안감은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경제 동력 회복에 주력하려는 중국 당국의 발목을 잡고 있어 보인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들은 연일 캠페인성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방역 전문가들을 방송에 자주 등장시켜 "코로나19는 독감에 불과하다"며 불안감을 잠재우는데 주력하는 한편 주요 신문과 인터넷 매체들도 문답 형식으로 대처 요령을 설파하는 데 전력투구 중이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1일 논평을 통해 중국 당국의 새로운 조치가 앞으로 코로나19 통제를 더욱 최적화하면서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중국이 승리하는 길을 열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일찌감치 제로 코로나 정책에 거리를 둬온 방역 전문가가 '구원 투수'로 자주 등장하고 있다.
중국 최고의 국립 공학 학술단체인 공정원 소속으로 최고 방역전문가로 통하는 중난산 원사는 지난 10일 관영통신인 신화사와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의 사망률은 독감과 비슷한 0.1%"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감염돼도 오미크론 바이러스가 폐에 도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코로나19 감염이 되더라도 대부분 7∼10일 이내에 회복이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내년 설 연휴 때 중국인들의 대거 이동으로 대규모 감염 확산 위험이 있지만, 부스터 샷을 맞도록 하는 긴급한 조처를 하면 된다"고 전했다.
그는 9일 '중화의학회 호흡병리학 화상 연례회'에서도 같은 주장을 했다.
또 다른 중국의 저명한 보건 전문가인 장원훙(張文宏) 푸단대 부속 화산병원 감염내과 주임은 "이제 코로나19는 끝날 시점에 도달했다"고 짚었다.
장 주임은 이어 이제 코로나19 감염자 수가 한 달 내에 최고점에 이를 수 있지만 3∼6개월 이내에 극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면서도 기저질환이 있는 코로나19 양성 환자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의료진은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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