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혹한기'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눈높이 낮아진다(종합)

입력 2022-12-12 16:24  

'반도체 혹한기'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 실적 눈높이 낮아진다(종합)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익 '반토막' 예상…SK하이닉스는 적자 전망
주가도 하락세…글로벌 전략회의 열고 대책 논의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가 글로벌 경기 침체와 '반도체 한파'로 3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를 낸 데 이어 4분기에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실적 눈높이가 점차 낮아지는 가운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반 토막 나고 SK하이닉스는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주가도 하락하고 있다.

12일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발표한 증권사 10곳의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7조9천98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2.32%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이 8조원대 이하에 머무는 건 2019년 4분기(7조1천600억원) 이후 3년만이다.
4분기 매출 전망치는 76조3천58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0.27%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증권사 22곳의 3개월 내 전망치(매출 76조8천458억원, 영업이익 8조2천285억원)와 비교하면 눈높이가 한층 더 낮아진 수준이다.
DB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을 작년 동기 대비 49.9% 급감한 6조9천억원으로 예상했다.
이규진 DB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 부진한 업황에도 메모리 출하는 3분기의 기저효과로 기대치에 부합하지만 가격은 예상보다 급락하며 반도체 실적 부진이 지속되겠다"면서 "스마트폰 판매도 중저가 제품 중심의 판매 둔화로 전 분기 대비 감소가 불가피해 보이고 급격한 원/달러 환율 하락도 전반적인 수익성에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4분기 영업이익을 7조2천억원 수준으로 전망한 이베스트투자증권[078020]은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영업이익을 당초 예상했던 4조1천억원에서 2조4천억원으로 낮춰 잡았다.
남대종·김광수 연구원은 "업황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고 삼성전자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반도체 중심의 부품 사업부 이익 감소폭이 예상보다 클 것이나 모바일경험(MX) 중심의 세트 사업부 이익 감소폭은 상대적으로 양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4분기 적자 전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최근 1개월 내 발표한 증권사 10곳의 컨센서스를 보면 SK하이닉스의 4분기 매출은 8조6천73억원으로 전년 동기 30.4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으며, 영업손실 규모는 6천520억원으로 예측됐다.
최근 3개월 내 22곳의 컨센서스 평균(매출 9조971억원, 영업손실 3천230억원)보다 실적 눈높이가 대폭 낮아졌다.
대신증권[003540]은 SK하이닉스의 4분기 영업손실을 1조5천400억원으로 잡아 컨센서스를 크게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연간 영업손실 역시 3조5천억원으로 기존 추정치(2조원)를 밑돌 것으로 봤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10월 PC D램 가격 하락에 이어 11월부터 서버 D램 가격 하락폭도 확대되고 있다"며 "업체들의 낸드 재고 수준이 10∼12주 수준으로 높아 이를 최대한 소진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버 고객들의 반도체 재고 조정 강도가 예상보다 높은데다 블랙프라이데이 등에도 노트북과 스마트폰 등의 성수기 효과가 기대치를 밑돌고 있어 당분간 어려움은 계속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0월 D램과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은 각각 22.46%, 3.74% 하락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D램 매출은 전 분기보다 28.9%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인 2008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4분기 D램 가격은 이보다 18%가량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4분기 낸드플래시 제품 가격은 전 분기보다 20∼25% 하락해 글로벌 낸드플래시 매출도 20% 하락할 전망이다.
내년에 반도체 시장이 역성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내년 세계 반도체 매출이 5천960억달러(약 779조원)로 올해(6천180억달러)보다 3.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역시 내년 반도체 시장 매출을 5천570억달러(약 728조원)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양사의 주가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49% 하락한 5만9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는 최근 6만원 안팎에서 등락하며 '5만전자'와 '6만전자'를 오가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전 거래일보다 0.49% 하락한 8만1천1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전 거래일보다 2.45% 하락한 7만9천500원까지 내려가며 8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오는 15일과 16일 디바이스경험(DX) 부문에 이어 22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내년 경제 상황 대처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내년 반도체 시황을 공유하고, 재고 건전성 확보 방안, 비용 절감 대책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도 지난 8∼9일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겸 SK스퀘어[402340] 부회장 주재로 SK텔레콤[017670], SK스퀘어 등 'SK ICT(정보통신기술) 연합'의 첫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고 ICT 관계사 간 시너지 창출 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는 특히 반도체 사업과 관련, 국가별 리스크와 기회 요인을 점검하고 글로벌 생산역량 강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hanajj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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