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눈·추위에 교통대란…12년 만에 강추위(종합)

입력 2022-12-13 04:01  

영국 눈·추위에 교통대란…12년 만에 강추위(종합)
호수 얼음 깨지며 어린이 3명 사망…철도노조 파업 임박
석탄발전 가동대기 취소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에 폭설을 동반한 추위가 닥치면서 기차와 비행기가 대거 결항하는 등 교통대란이 벌어지고 전력난 우려에 한때 석탄발전소가 가동 대기에 들어갔다.
12일(현지시간) BBC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부터 런던을 포함해 영국 전역에 눈이 내려 영하의 기온에 녹지 않고 쌓였다.
스코틀랜드 애버딘셔 지역은 밤새 기온이 영하 15.8도까지 떨어졌고, 이날 낮최고 기온도 런던 3도 등 대부분 지역에서 영하를 조금 웃도는 수준을 나타냈다.
기상청은 이날 스코틀랜드 북부 지역 낮 최고 온도가 영하 9.3도로 2010년 12월 이후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잉글랜드 동남부 철도 노선 등에서 기차 운행이 전면 취소되고 런던 지하철도 크게 지연되고 있다.
공항은 문을 열긴 했지만 히스로 공항에서 영국항공(BA) 70여편, 개트윅 공항에서 이지젯 50여편을 포함해 이미 300여편의 운항이 취소됐다.
전날 영국 중부의 한 호수에서 놀던 아이들이 얼음이 깨지면서 물에 빠져 병원에 이송됐지만 3명이 숨졌고 1명은 중태다.
눈으로 고속도로가 마비되면서 4인 가족이 물 한 병만 가지고 차 안에서 8시간 갇혀있기도 했으며, 이스트 서식스 지역에선 차를 포기한 운전자 약 40명이 인근 펍으로 피신해 밤을 지새우기도 했다고 BBC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전력회사인 내셔널 그리드는 요크셔 지역 석탄발전소에 전력부족에 대비해 2기를 가동할 준비를 하라고 통보했다가 몇 시간 만에 취소했다.
영국은 프랑스 등지에서 해저 전력선을 통해 전기를 받고 있지만, 유럽에서 추위로 전력 수요가 늘어날 경우엔 영국으로 전기 공급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다만 원전이 총가동되고 바람이 세지면서 풍력발전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석탄발전 대기는 취소됐다.
내셔널 그리드는 또 전력사용량이 많은 시간대에 전기를 아끼면 할인을 해주는 정책을 이날 시험적으로 시행한다고 밝혔다.
영국 기상청은 이번 추위가 며칠 더 이어지고 안개가 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스카이뉴스는 통상 영국 날씨는 크리스마스가 지나야 추워졌고 올해는 11월이 매우 온화했다는 점에서 이번 추위는 다소 놀랍다고 평했다.
한편, 영국 철도노조는 12∼13일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어서 교통난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mercie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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