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튀르키예 미사일 위협에 "북한식 태도, 용납 못해"

입력 2022-12-12 23:34  

그리스, 튀르키예 미사일 위협에 "북한식 태도, 용납 못해"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그리스에 미사일 공격 가능성 경고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그리스 정부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의 미사일 위협을 '북한식 태도'로 규정하며 맹비난하고 나섰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니코스 덴디아스 그리스 외교장관은 12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 외교장관 이사회 참석차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한 뒤 "튀르키예가 같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그리스를 상대로 미사일 공격 위협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덴디아스 장관은 그러면서 "북한식 태도는 북대서양 동맹에 들어설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미사일 위협을, 툭하면 핵과 미사일로 도발과 위협을 일삼는 북한식 압박 전술에 빗댄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틀 전, 튀르키예 북부 도시 삼순에서 청년들과 만나 고유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힌 뒤 "그리스인들이 두려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리스인들은 이 탄도미사일이 아테네를 공격할 수 있다고 말하는데, 물론 그럴 것"이라며 "만약 그리스가 얌전히 있지 않고, (튀르키예 본토 앞바다에 있는) 섬들을 무장하기 위해 미국과 다른 곳에서 무기를 사려고 한다면 튀르키예와 같은 국가는 뭔가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역사적으로 튀르키예와 그리스는 '에게해의 영원한 앙숙'이라고 불릴 정도로 오랫동안 대립해 왔다.
1차 세계대전 종전 후 승전국이 된 그리스는 1923년 로잔 조약에 의해 에게해의 여러 섬을 얻었다. 당시 튀르키예 본토 앞바다에 있는 섬 대부분이 그리스 영토가 됐다.
이후 양국은 에게해 섬 영유권과 영공 침범, 지중해 자원 탐사 등 여러 문제에서 마찰을 빚어왔다. 지난 반세기 동안 전쟁 직전까지 갔던 적도 세 차례나 된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 9월에는 그리스의 에게해 도서 지역 무장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때가 되면 우리는 필요한 것을 할 것이다. 우리가 말했듯 어느 날 밤 갑자기 갈 수도 있다"며 침공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통신은 튀르키예가 최근 몇 달간 그리스에 대해 협박 수위를 끌어올리긴 했지만 미사일 공격 위협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changy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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