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일간 "이란이 예멘 반군에게 보낸 우라늄 가로채"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미국 9·11 테러를 자행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핵폭탄에 사용할 수 있는 고농축 우라늄을 손에 넣었다고 미국 주간 뉴스위크(Newsweek)가 12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 최대 보수성향 일간지 중 하나인 마리브(Maariv)는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예멘 후티 반군에게 농축 우라늄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일부를 알카에다가 가로챘다고 전했다.
마리브는 이 사건이 예멘 알바이다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전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농축 우라늄의 일부가 어떤 방식으로 알카에다에 넘어갔는지 불명확한 상태다.
또 알카에다 수중에 들어간 우라늄의 농축도가 핵폭탄 제조에 바로 사용될 수 있을 정도의 고농축인지, 이란 정부가 농축 우라늄을 왜 예멘 후티 반군에게 보내는 것인지 등도 밝혀지지 않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지난 3월 이란이 농축도 60%의 우라늄을 33.2㎏ 가지고 있다며 핵무기 비축량을 늘려 2015년 협정을 위반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뉴스위크는 미국 국무부에 이에 대한 확인과 논평을 요구했으며 이란 당국과도 점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사마 빈 라덴이 1980년대에 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 국경지대에서 창설한 알카에다는 2001년 9월 11일 미국에서 여객기 4대를 납치해 뉴욕 세계무역센터 빌딩 등에 충돌시키는 9·11 테러를 일으켜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테러조직이 됐다.
미국은 이후 10여 년간 '테러와의 전쟁'에 나섰으며 2011년 5월 파키스탄 은신처에 숨어 있던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했다. 알카에다는 이후 조직이 급격히 줄어들었으나 대신 '이슬람국가'(IS)라는 파생조직이 등장해 악명을 떨치고 있다.
알카에다는 지난 8월 미국 백악관이 빈 라덴의 뒤를 이어 2대 수장이 된 아이만 알자와히리를 아프가니스탄에서 드론 공습으로 제거했다고 발표해 다시 한번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알카에다의 농축 우라늄 확보설은 지난 9월 이란과 서방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미국과 이란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당시 이란이 핵탄두 3개를 만들 수 있는 농축우라늄을 몇 주 안에 생산할 수 있으며 시리아 내에 이란을 무장할 무기를 생산하는 시설이 10곳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두바이의 알아라비야TV는 이번 주 사우디아라비아 소식통을 인용해 이스라엘 정부가 레바논이 민간항공사를 통해 무기가 무장정파 헤즈볼라에게 전달되도록 허용할 경우 베이루트 국제공항을 폭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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