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젠 "스위스서 도입한 항암제 '미국 1상' 이달 시작"(종합)

입력 2022-12-13 14:34   수정 2022-12-13 14:38

신라젠 "스위스서 도입한 항암제 '미국 1상' 이달 시작"(종합)
10월 기사회생 이후 첫 공식행사서 주요 프로젝트 공개…재도약 겨냥 기지개
연구개발 인력 40% 늘려…김재경 대표 "임상 집중·우수 파이프라인 도입 진력"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제약회사 신라젠[215600]이 스위스 제약사로부터 도입한 항암제 'BAL0891'의 미국 임상 1상 시험을 위한 환자 모집을 이달 중 시작한다.
신라젠은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지난 10월 주식 거래 재개 결정을 받으며 기사회생한 이후 첫 공식 행사이자 주요 프로젝트 발표로, 재기를 위한 본격적인 행보로 받아들여진다.
신라젠 측은 2023년까지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펙사벡'의 신장암 대상 임상 2상 결과를 받고, 항암제 'BAL0891'에 대한 개발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항암바이러스 플랫폼 기술 'SJ-600'에 대한 최적의 치료 유전자 조합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BAL0891은 신라젠이 스위스 제약사 바실리아로부터 도입한 항암제의 일종인 유사분열 체크포인트 억제제(MCI) 후보물질이다. 신라젠은 이 물질의 개발 등 독점 실시권을 갖고 있다.
신라젠은 이 물질이 동물실험에서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저해하고 경구 투여보다 정맥 투여에서 뛰어난 항암 효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항암제인 파클리탁셀과 함께 투여했을 때 시너지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신라젠에 따르면 이 물질은 세포 분열이 잘 일어나도록 하는 단백질을 붕괴시켜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한다.
미국 임상 1상 환자 모집은 매리 크라울리 암 연구센터 등 세 곳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신라젠은 이미 임상 센터를 확보한 만큼 삼중음성유방암 등 난치성 암종을 대상으로 임상을 신속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향후 혈액암 등 다양한 암종으로 적응증(치료 범위)을 확대할 계획이다.
신라젠은 한국에서도 임상을 진행하기 위해 준비 중이며 국내 빅5 병원 중 일부 병원과 이를 협의 중이라고 했다.

SJ-600 시리즈 연구 개발에 대한 임상 현황과 계획도 공개했다.
신라젠은 현재 'SJ-607'의 동물 실험을 마무리한 단계로, 내년 미국암연구학회(AACR)나 미국임상종양학회(ASCO) 등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향후 기술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다만 독성시험 등 준비해야 할 사항이 있어 임상 1상에 들어갈 시점을 딱 잘라 말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신라젠 측은 간담회에서 신라젠은 기존 항암 바이러스는 정맥을 통해 혈액으로 들어가면 외부 물질에 반응하는 방어체계인 '보체'로 인해 바이러스가 대부분 사라지고 적은 양의 바이러스만 종양 내로 들어가게 돼 효능이 떨어지지만, SJ-600 시리즈는 보체에 공격당하지 않게 해주는 보체조절단백질 'CD55'를 활용해 더 많은 바이러스가 종양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맥 주사를 통해 전신에 투여할 수 있어 고형암과 전이암까지 직접적으로 약물 전달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신라젠은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노바티스, 릴리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임상 경험이 있는 마승현 최고의약책임자(CMO)를 비롯한 의사 3명을 포함해 연구개발 인력을 40% 이상 늘렸다고 했다.
김재경 신라젠 대표는 "연구 인력을 확충하고 임상에 집중해 발 빠르게 글로벌 빅파마로 기술 이전을 추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 인재 확보 등을 통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아낌없이 쏟아 기업 가치를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망 파이프라인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추가로 지속해서 개발하는 노력은 신약 개발 회사의 중요한 일"이라며 "우수한 파이프라인을 도입하고자 전력을 다했고 이제 그 결실을 보고자 하는 노력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라젠은 문은상 전 대표 등 전직 경영진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되면서 2020년 5월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신약 후보물질 도입 등 개선 과제를 수행한 점을 평가받아 지난 10월 거래 재개 결정을 받았다.


hyun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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