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빈국' 몰도바, 우크라전 불똥…"우유도 못 사먹어"

입력 2022-12-13 17:04   수정 2022-12-15 10:37

'최빈국' 몰도바, 우크라전 불똥…"우유도 못 사먹어"
물가 치솟고 종일 정전도…"친러시아 회귀" 요구 분출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유럽 최빈국으로 꼽히는 몰도바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물가 상승과 에너지난 직격탄을 맞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경제 전문 사이트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몰도바의 연간 인플레이션율은 지난달 기준 31.41%로 전쟁이 발발한 2월 18.5%에 비해 크게 뛰었다.
수도 키시너우 근교에서 구멍가게를 운영하는 카롤리나 운틸터는 일부 상품의 가격이 개전 이전 대비 두 배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운틸터는 소비자가 이를 감당하지 못해 식료품 판매율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면서 "가게 창문 앞에서 노인들이 울고 있는 것을 목격한다. 그들은 우유와 같은 생필품을 살 형편도 안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최근 진행된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 몰도바 주민 40%가 생활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21%는 최소한의 일상 영위를 위한 생활비조차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몰도바는 러시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탓에 잦은 정전 등 전력난에도 시달리고 있다.
앞서 러시아 최대 국영 가스 기업 '가스프롬'(Gazprom)은 본격 추위가 닥치기 직전인 10월 몰도바에 대한 가스 공급을 대폭 삭감했다.
몰도바는 우크라이나에서 전력을 수입하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지만 10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력 기반 시설을 집중 공격하면서 이마저도 어려워졌다.
이에 지난달에는 몰도바 일부 지역의 전력 공급이 24시간 동안 완전히 끊기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이 대체 에너지 공급원 조달에 들어가는 비용 등 몰도바 지원에 나섰으나 이는 몰도바 측이 필요하다고 추산한 금액의 1/3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각종 위기로 일상생활이 어려워지자 몰도바에서는 친러시아로의 회귀를 요구하는 움직임도 커지고 있다.
몰도바에서는 2020년 친서방 성향의 마이아 산두가 친러시아 성향의 이고리 도돈 당시 대통령을 꺾고 집권했다. 지난해 8월에는 나탈리아 가브릴리타 총리가 이끄는 친서방 내각이 구성된 바 있다.
가디언은 몰도바의 대표적 야당 쇼르당이 위기 극복을 위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전했다.
쇼르당은 반정부 시위대를 조직, 정부가 친러시아 노선을 채택할 것을 촉구하고 있기도 하다.
친서방 정책에 대한 민심도 꺾인 상태다. 몰도바의 EU 회원국 가입에 찬성하는 국민은 지난달 기준 50%로 1년 전보다 15% 포인트 줄었다.
몰도바 주민 아나는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를 겨냥한 비판을 자제했어야 한다면서 "이전에는 몰도바 생산품이 러시아로 수출됐고 가스와 전기도 더 저렴했다"고 말했다.
hanj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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