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파업의달' 본격 시작…기차 멈추고 성탄절 선물 늦게 배달

입력 2022-12-14 04:18  

영국 '파업의달' 본격 시작…기차 멈추고 성탄절 선물 늦게 배달
간호사 노조 등도 파업 예정…"물가 올랐으니 임금 높여야"
BBC "여론조사 철도 파업 지지 47%…간호사는 63%"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 철도 노조 파업을 선두로 연말 공공부문 파업이 본격 시작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철도해운노조(RMT) 소속 철도 노동자들이 파업에 들어가며 전국의 기차 운행이 약 80% 중단됐다.
이들은 연 11%가 넘는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서 임금을 올리고 일자리 안정을 보장하라며 수개월째 부정기적으로 파업을 하고 있다.
이달에는 13∼14일, 16∼17일, 24∼27일 총 8일간 파업을 한다.
유로스타 보안 직원들은 16일부터 총 4일간 파업에 들어간다.
통신노조(CWU) 소속의 로열 메일 조합원들도 14일부터 48시간 파업에 들어간다.
이들도 역시 부정기적으로 파업을 계속하고 있으며 이미 11일에도 했고 23∼24일도 예고해놨다.
로열 메일 파업으로 인해 우편 배송이 크게 지연되고 크리스마스카드와 선물 최종 접수일이 1주일 앞당겨졌다. 민간 택배회사로 수요가 몰리면서 일부에선 다음날 배송 서비스를 중단했다.
15일에는 간호사 노조가 106년 만에 최대규모 파업을 벌이고 이 밖에 연말까지 운전면허 시험관, 공항 입국심사관 등의 파업도 예정돼있다.
정부와 노조간에는 아직 접점이 보이지 않는다.
리시 수낵 총리는 이날 내각 회의 공식 발언에서 "이번 겨울은 힘들 것"이라며 "정부는 공정하고 합리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수낵 총리는 "파업으로 인한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유일한 해결책은 노조가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고 파업을 취소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마크 하퍼 교통부 장관은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해서 코로나19 때 같은 '비대면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됐다고 비판했다.
다만, 철도 노조 파업이 없더라도 강추위와 눈으로 인해서 기차 운행이 원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BBC는 파업을 향한 여론은 크게 변화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사반타 콤레스 설문조사에 따르면 공공부문 파업 지지가 10월 말 61%였는데 지난 주말엔 60%였다.
간호사 노조 파업 지지가 63%로 철도노조(47%), 로열메일 노조(51%)보다 높다.
한편, 믹 린치 RMT 사무총장은 이날 BBC 라디오 방송 인터뷰 중 BBC가 우파 언론의 파업 관련 보도를 앵무새처럼 따라 한다고 비난했다.
린치 사무국장은 파업으로 인해 조합원들이 못 받은 임금이 얼마냐는 질문이 나오자 BBC 진행자를 향해 우파 매체에서 볼 만한 질문을 하면서 노동자들이 가난해지는 사실에 관해선 다루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철도시설공단 격인 네트워크 레일의 대표는 노조가 연말에 수입 감소로 인해 파업 대열이 흐트러질까 봐 우려하는 것으로 해석했다고 텔레그래프지가 전했다.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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