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시위 격화' 페루 한인사회 "피해 없지만, 긴장속 상황주시"

입력 2022-12-14 08:44   수정 2022-12-14 18:07

'탄핵시위 격화' 페루 한인사회 "피해 없지만, 긴장속 상황주시"
일부 교민, 대통령궁 인근서 사업체 운영…"언제든 문닫을 준비"
쿠스코 인근 친체로 공항 건설 관계자 등은 안전한 곳으로 이동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대통령 탄핵 이후 극심한 사회 혼란이 벌어지고 있는 페루에서 한국 교민들은 긴장 상태를 유지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행히 지금까지 별다른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 지지자 측과 경찰 간 극한 대치 상황이 이어지는 곳과 멀지 않은 지역에 일터를 둔 일부 한인들은 혹시나 뜻하지 않은 불똥이 튀지 않을까 잔뜩 우려하고 있다.
주페루 한국대사관은 13일(현지시간) "(페드로 카스티요) 탄핵 사태 이후 우리 교민이 직접적으로 본 피해는 없다"며 고속도로 점거 등에 따른 사업체 물류 이송 차질도 아직은 발생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페루에는 1천654명(2021년 기준)의 교민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 중 80% 정도는 수도 리마에 살고 있다.
교민들은 대체로 일반 회사에 근무하거나 자신의 업체를 운영하는데, 거주지나 업장 주변에서 격한 시위가 빚어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다만, 대통령궁과 의회 등 센트로 주변에서 한국식품점이나 잡화류 도소매업을 하는 일부 한인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시위 양상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명환 전(前) 페루 한인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 교민들이 매우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최근 사태를 지켜보고 있다"며 "특히 대통령궁 인근에서 사업체를 운영하는 분들은 긴급 상황 시 (잠시라도) 문을 닫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30년 가까이 페루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정 전 회장은 "그간 정치적으로 늘 불안한 나라였지만, 최근엔 갈등의 골이 갈수록 깊어져 가는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교민은 고속도로 봉쇄 등으로 물류 이송에 차질이 빚어지면 생필품 구매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사관 측은 "아직 주요 물품 구매에 문제가 있다거나 가격이 상승했다는 보고는 없다"면서도 사태가 길어지지 않기만을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금까지 7명의 사망자가 나올 정도로 격렬한 시위가 벌어지는 카스티요 전 대통령 지지기반 지역에도 일부 교민이 생활하고 있는데, 안전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대사관은 확인했다.
쿠스코 인근 친체로 신공항 건설 관계자와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파견 단원들 역시 안전한 곳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페루 대법원은 탄핵당한 후 구금된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의 석방 요구를 이날 기각했다.
법원의 이 결정은 카스티요 지지자 반발을 더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정부의 행정과 공공 서비스 실태를 감시하는 헌법 기관인 페루 옴부즈맨 사무소에 따르면 현재까지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 과정에서 최소 7명이 숨졌다.
walde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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