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이도훈 외교 2차관, 국무·재무부, 상하원 두루 만나 IRA 협의
당국자 "美로부터 對中 반도체 수출통제 가담 압박받는 것 없다"
(워싱턴=연합뉴스) 이상헌 특파원 = 한미 고위급 경제협의회 참석차 방미 중인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은 13일(현지시간) 미 행정부는 물론 연방의원들과도 만나 전기차 차별 논란을 야기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문제를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이날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미 의회가 다음 달 새 회기를 앞두고 있고, 특히 이달 말까지 재무부가 IRA 잠정 하위규정을 발표하기 때문에 재무부와도 협의를 진행하려 방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카운터파트인 국무부에 우려를 전하고 이를 재무부에 반영되도록 하는 게 1차 교섭 목표"라며 국무부의 호세 페르난데스 경제차관, 빅토리아 뉼런드 정무차관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그는 14일에는 월리 아데예모 재무부 부장관을 따로 만난다.
아울러 IRA 전기차 관련 조항 3년 유예법안을 각각 발의한 라파엘 워녹 민주당 상원의원과 테리 스웰 공화당 하원의원은 물론 하원 세입위원회의 민주당의 지미 고메즈, 공화당의 버디 카터 의원을 각각 만나 IRA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요한 시점이라 제가 만난 모든 사람에게 이 문제를 제기했다"면서 "특히 페르난데스 차관과는 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미동맹의 이름으로 어떻게 다뤄나갈지 긴밀히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 접근법은 법 개정을 먼저 시도하는 것인데, 그래야만 유예기간이나 북미 최종조립 부분을 얘기할 수 있다"며 "동시에 재무부 하위규정을 놓고 해석을 어떻게 할지를 같이 얘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유예법안을 발의한) 워녹, 스웰 의원은 이번 회기뿐 아니라 다음 회기에도 이 문제를 다뤄 나가겠다는 의지가 강했다"며 "단순히 현대기아차가 조지아에 투자하는 문제를 떠나 향후 한국 투자를 더 유치하는 문제 등을 생각하면서 현안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전했다.
또 "민주당도 좋지만, 공화당 의원들도 동참이 늘면 추력이 강해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외교부는 워녹 의원이 이 차관과의 면담에서 의회 지도부는 물론 행정부와도 적극 협의 중이라며 이번 회기에도 법 개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새로운 회기에도 계속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워녹 의원은 또 재무부에도 하위규정 관련 최대한의 유연성을 발휘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웰 의원은 상원에서 개정안을 발의한 워녹 상원의원의 재선이 고무적이라고 평가하고, 새 회기에도 이 문제를 계속 제기해 나갈 것이며 재무부와도 직접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카터 의원은 현대차의 투자는 조지아주 역사상 최대 규모라면서 새 회기에도 법안의 문제점 해결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고메즈 의원은 현행대로는 어떤 제조사도 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법이 제대로 이행되기 위해선 일부 조항 조정 필요성이 있어 한국산 차가 동등한 대우를 받도록 법 개정에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어 고위 당국자는 "(IRA의) 차별적 조항의 경우 우리의 추가 투자에 장애가 될 수도 있고 한미동맹에서도 한미관계를 다뤄나가는 데 있어 역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재무부는 이런 우리 의견을 가지고 작업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미 반도체법 하에서 한미가 양자 협력을 하기로 경제협의회에서 합의한 것과 관련해 이 당국자는 "관련 인력개발에 관한 기금 1억 달러가 국무부에 배정됐는데 미국 측이 우리와 함께해보자고 제안해 같이 해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 10월 대중 수출통제 조치를 발표하면서 한국 기업에 1년 유예조치를 한 것과 관련해 이 당국자는 "항상 그런 식으로 사전협의하자고 제안했고, 미국도 흔쾌히 수용했다"며 "미국이 자국 중심주의 법안과 행정명령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인데, 모든 과정에서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고 사전에 필요하면 알려주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통제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의 한국에 대한 동참 압박 여부에 대해선 "현재로선 우리가 가담 압박을 받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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