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주의 정당 대표 등 잡아들여…야권 강력 반발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방글라데시 정부가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야권을 거세게 몰아세우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다카트리뷴 등 방글라데시 매체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최대 이슬람주의 정당이자 야당인 '이슬람사회당'(자마트-에-이슬라미)의 샤피쿠르 라흐만 대표가 전날 경찰 테러 대응팀에 의해 체포됐다.
경찰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라흐만 대표의 체포 사실을 인정했지만, 구체적인 혐의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라흐만 대표에 대한 체포는 이슬람사회당이 셰이크 하시나 총리 퇴진 촉구 시위에 가세하겠다고 밝힌 지 며칠 만에 이뤄졌다.
이슬람사회당 측은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이 당의 대변인인 마티우르 라흐만 아칸드는 경찰 조치에 대해 야권의 반정부 운동을 막으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슬람사회당은 과거부터 주요 야당인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과 연대해왔다. 2001∼2006년 BNP 집권기에는 연정에도 참여했다.
그러다가 현 여당인 아와미연맹(AL)을 이끄는 하시나 총리가 2009년 집권한 이후 큰 시련을 겪고 있다.
지도부 대부분이 체포됐고 이들 중 5명은 1971년 독립 전쟁 때 저지른 전쟁 범죄 혐의로 사형에 처해지기도 했다. 2012년 이후에는 당원의 선거 출마도 금지됐다.
방글라데시 정부는 지난 9일에도 폭동 선동 혐의로 BNP의 사무총장 등 지도부 2명을 체포하는 등 최근 야권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야권은 지난 총선 과정에서 노골적으로 부정 투표가 이뤄졌고 언론 통제와 인권 탄압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하시나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0월부터 전국 곳곳에서 시위를 벌여왔다.
방글라데시에서는 1991년 이후 칼레다 지아 전 총리가 이끄는 BNP와 AL이 번갈아 가며 정국을 주도하고 있다.
지아는 1991∼1996년, 2001∼2006년 총리를 역임했고, 하시나는 1996∼2001년 첫 총리직 수행에 이어 2009년부터 3차례 총리 연임에 성공했다.
하시나 총리는 재임 기간에 경제 발전, 로힝야족 난민 수용 같은 외교 정책으로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독재에 가까운 통치로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지아 전 총리는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수감돼 2018년 말 총선에는 출마하지 못했다.
차기 총선은 2024년 1월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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