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식 방역 규제, 오미크론 변이에 유용하지 않아"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세계보건기구(WHO)는 중국에서 현재 코로나19 감염자가 폭증하는 것은 갑작스러운 방역 완화 탓이 아니며 이미 이전부터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의 마이크 라이언 긴급대응팀장은 이날 제네바 WHO 청사에 열린 브리핑에서 "중국이 규제를 없애자 갑자기 코로나19가 통제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는 내러티브가 현재 있다"며 "그러나 그 질병은 중국의 통제 정책이 이를 막지 못하면서 방역을 완화하기 한참 전에 집중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에 중국이 전략적으로 그러한 정책이 더 이상 최선이 아니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라이언 팀장은 "약 1년 전 처음 발견된 오미크론 변이는 중국이 백신 접종률이 낮은 가운데 이전 (코로나19) 변이가 퍼지는 것에 대응해 취했던 '중국식 제한'이 이전만큼 유용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미크론의 슈퍼 전파력은 바이러스를 완전히 통제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공중보건·사회 정책을 사용할 기회를 실제로 빼앗아갔다"며 "(바이러스) 전파의 강도는 어떠한 정책 변화가 일어나기 훨씬 전에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바이러스 통제를 위해서는 적정 규모 인구가 백신 접종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홍콩 같은 곳의 데이터는 중국의 불활성화 백신도 3차 접종을 하면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준다"며 "그러나 3차 접종을 해야 그러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2020년 1월 코로나19 발병 이후 지금껏 자체 개발한 불활성화 백신만을 허용하고 화이자나 모더나 등 해외에서 개발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의 접종은 허용하지 않았다.
중국이 개발해 자국민에 접종한 시노팜, 시노백 백신 등은 불활성화 백신으로, mRNA 백신보다 효과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3년 가까이 '제로 코로나'를 고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효과가 낮은 불활성화 백신에만 의존한 탓이라고 지적한다.
마리아 반 커크호브 WHO 기술 수석은 WHO가 중국에 기술적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달 말 '제로 코로나'에 항의하는 '백지 시위'가 벌어지자 이달 7일 PCR(유전자증폭) 전수 검사 폐지, 재택 치료 허용 등 사실상 '위드 코로나'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수도 베이징을 비롯해 중국 전역에서 감염자가 폭증하면서 의료 체계를 압박하고 있다. 당국은 전날부터 무증상 감염자 통계 발표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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