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벡, 가스 부족으로 전력 생산 차질…힘겨운 겨울나기

입력 2022-12-15 12:06  

우즈벡, 가스 부족으로 전력 생산 차질…힘겨운 겨울나기
SNS 통해 난방 불만 쏟아져…"계획 단전 불가피"


(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최수호 특파원 = 우즈베키스탄이 심각한 가스 부족으로 힘겨운 겨울을 나야 할 처지에 놓였다.
15일 러시아 매체 유라시아데일리와 우즈베키스탄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최근 들어 우즈베키스탄 각 지역에서는 전력 부족으로 정전 사태가 잇따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까닭에 현지 소셜미디어에서는 병원에서 촛불을 켠 채 환자를 수술하거나 인큐베이터를 사용하지 못하는 미숙아 등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돌고 있다.
또 전기가 부족하거나 아예 없어 겨울철에 난방을 하지 못하는 현실에 불만을 토로하는 글도 다수 올라왔다.
수도 타슈켄트에서는 모든 차량 가스 충전소가 일시적으로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처럼 우즈베키스탄이 전력 공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자국 내 전력의 90%가량을 생산하는 화력발전소들에 대한 가스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우즈베키스탄 통계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자국의 가스 생산량은 437억7천만㎥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기록한 442억4천만㎥보다 4억7천만㎥ 감소한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당국은 자국 잘못으로 중앙아시아 지역 통합 전력망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역 기업들에 전력 소비를 줄이도록 요청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옛 소련 시절 구축한 통합 전력망을 통해 전력 송전 등을 상호의존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카자흐스탄 내 중앙아시아 지역 통합 전력망에 문제가 생겨 타슈켄트를 비롯해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 카자흐스탄 경제 중심지 알마티 등 주요 도시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에너지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2일 투르크메니스탄에서 가스 15억㎥를 수입하기로 협정을 체결했다.
최근 이어진 한파로 소비가 급증해 가스가 부족해지자 하루 600만㎥에 이르는 중국으로의 가스 수출도 중단했다.
당국은 겨울철 에너지 부족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지역별로 계획 단전을 시행할 방침이다.
주라벡 미르자마흐무도프 우즈베키스탄 에너지장관은 "현재 모든 사람에게 전기와 가스를 공급할 수 없으며 많은 정전이 발생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사실을 인정하며 계획 단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계획 단전을 도입해 상황을 타개하지 않으면 향후 더욱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극단적인 조치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현지 전문가들도 정부가 에너지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장·단기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빈곤층에 장작을 공급하고, 국가 차원의 에너지 긴축 운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더욱 근본적인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공신력을 갖춘 외부 컨설팅 업체와 함께 자국 내 가스 매장량 및 가스전 등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지 경제 분석가 압둘라 아브두카디로프는 "우리는 3년, 5년, 10년 뒤 어떤 상황에 부닥칠 것인지, 무엇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서방 제재로 유럽으로의 가스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러시아는 최근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에 '3자 가스연맹' 결성을 제안했다.
러시아 전문가들은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이 처한 가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산 가스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내놨다.
하지만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은 "가스를 대가로 정치적 상황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 등을 들며 러시아 제안에 신중한 반응을 보인다.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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