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선 최소 15명 사망…"방역 완화·호흡기질환 유행과 연관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영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A군 연쇄상구균(사슬알균) 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미국 NBC 방송은 14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와 콜로라도주, 텍사스주, 워싱턴주 등지에서 올 유행 시즌에 예년보다 많은 감염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내 최대 어린이 병원인 텍사스어린이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에서 지난 2개월간 침입성 A군 연쇄상구균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된 환자는 약 60명으로 전년 동기의 4배를 넘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일부 의사들에게서 미국 내 어린이들 사이에서 침입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이 증가하고 있을 가능성에 대한 보고를 듣고 있다"며 "추가 정보를 위해 여러 주(州) 병원 등과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A군 연쇄상구균은 인후염, 성홍열, 괴사성 근막염, 류마티스열 등 질환을 유발하는 균이다. 인후통과 고열, 두통, 발진 등 증상이 나타난다.
드물지만 침입성 A군 연쇄상구균에 감염되면 박테리아가 혈류 등으로 퍼지고 폐렴, 패혈증 등 2차 감염을 일으키면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건강한 성인을 포함한 전 연령대에 걸쳐 나타날 수 있지만, 65세 이상이나 만성 질환자 등이 더 취약하다.
최근 어린이 사이에 감염 사례가 늘어나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미 CDC는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되고 코로나19와 독감,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가 유행하는 것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샘 도밍게스 콜로라도 의대 교수는 "중증 A군 연쇄상구균 감염으로 악화되는 어린이들이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먼저 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해마다 비침입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은 수백만 건 발생하지만, 침입성의 경우에는 1만4천∼2만5천건으로 그보다 훨씬 적다. 이에 따른 사망자 수는 연간 1천500∼2천300명이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 2년간 전 연령대에 걸쳐 감염 사례가 줄었다.
RSV나 독감이 더 낮은 연령대의 어린이들에게 위협이 되는 것과 달리 최근 침입성 A군 연쇄상구균 감염은 감염 연령대 범위가 더 넓은 것으로 전해진다.
시애틀 어린이 병원 의사 새라 보라 박사는 "10대부터 더 어린 아이들까지 전반적으로 걸쳐 있다"고 전했다.
영국에서는 올해 9월 중순 이후 감염 사례가 급증해 어린이 최소 15명이 사망했다. 그보다 앞서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17∼2018년에는 어린이 27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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