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보도…"러시아산 수입 금지 EU 조치 이후 할인폭 늘려"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가 서방이 설정한 가격 상한선인 배럴당 60달러보다 훨씬 싼 가격에 자국산 원유를 인도에 판매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의 대표 원유인 우랄산 원유는 유럽이 이달 들어 해상 운송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한 뒤로 더 저렴한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복수의 업계 소식통이 전했다.
소식통들은 또 러시아 원유 주요 구매국인 인도가 서방이 설정한 가격 상한선인 배럴당 60달러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우랄산 원유를 사들였다고 소개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5일부터 해상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하루 약 100만 배럴의 원유를 판매할 대체 시장을 주로 아시아를 중심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EU와 주요 7개국(G7), 호주 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하기 위해 러시아산 원유 가격 상한액을 배럴당 60달러로 규정한 가격 상한제를 역시 지난 5일부터 시행했다.
서방의 이 같은 조치로 러시아 원유 생산업체들은 서로 간에 또 아시아·유럽·중동의 공급업체들과 치열한 판매 경쟁을 벌이게 됐다.
러시아 생산자들은 결국 가격을 낮추면서 구매자를 찾는 고육지책을 택하고 있다고 복수의 업계 소식통은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달 일부 거래의 경우 보험료와 선박 운임을 포함한 인도 항구 도착 우랄산 원유가는 브렌트유 가격 대비 배럴당 12~15 달러 할인된 가격까지 내려갔다.
지난 10월 우랄유의 브렌트유 대비 할인폭은 배럴당 5~8 달러, 11월에는 10-11 달러였는데 12월 들어 할인폭이 더 커진 것이다.
업계 소식통은 "이러한 할인폭은 경우에 따라 러시아 업자들이 생산원가보다 더 낮은 가격에 원유를 판매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생산업체에 대한 압박은 러시아의 겨울 날씨를 견뎌낼 선박 부족으로 운송비가 올라가면서 더 커지고 있다.
원유 운송비는 지난 2월 이전 배럴당 3달러 미만이던 것이 최근 배럴당 11~19 달러대로 올랐으며, 올해 중반에 비해선 대략 두 배나 비싸졌다.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인도는 해상 운송 우랄산 원유의 주요 구매국이 됐다.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석유를 많이 소비하는 인도는 수송로가 짧아 중국보다 우랄산 원유를 구매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으며, 인도 정유공장은 러시아산 원유 처리에 적합하다.
또 인도는 유럽과는 달리 러시아 업체들이 제공하는 선박과 보험을 인정한다.
지난달 인도에 대한 우랄산 원유 공급은 최소 370만t까지 증가했으며, 러시아는 이라크를 제치고 인도의 최대 원유 공급국으로 부상한 것으로 파악됐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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