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코로나 감염 의료진 급증…진료 차질·의료 대란 우려"

입력 2022-12-15 17:09   수정 2022-12-16 17:19

"중국 코로나 감염 의료진 급증…진료 차질·의료 대란 우려"
현지 매체 "진료 인력 부족…감염 의료진 투입할 수도"

(선양=연합뉴스) 박종국 특파원 = 중국의 방역 완화 이후 코로나19 감염 의료진이 급증해 진료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금융계 등 현지 매체가 15일 보도했다.

베이징의 한 3급 병원 관계자는 "의료진 20%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자가 격리 상태라 병원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발열 환자가 급증했는데 의료진은 부족해 진료 공백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 코로나19 감염 의료진을 진료에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상 출근하는 의료진 가운데 감염자가 얼마나 되는지 분명치 않다"며 "주로 위·중증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어 병원 내 코로나19가 확산하면 환자들의 병세가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의 또 다른 병원의 중환자실 담당 후샤오쥔 주임은 "의료 인력 10%가 감염됐으며 감염자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제로 코로나' 당시 코로나19 감염자들은 전용 병원에 수용돼 외부와 철저히 차단됐고, 일반 병원들은 매일 모든 의료진을 상대로 PCR 검사를 하고 감염자가 발생하면 병원을 폐쇄하는 등 코로나19 감염 예방과 통제가 엄격했다.
지난달 우한의 한 의사가 PCR 혼합 검사 후 병원에 출근했다 뒤늦게 혼합 검사관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자 방역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수당이 깎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7일 추가 방역 완화 이후 코로나19 감염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환자를 진료하도록 병원 문턱이 낮아졌고, 의료진에 대한 PCR 검사가 대부분 중단되면서 병원 내 코로나19 감염이 급속히 번지고 있다.

환자는 증가하는데 감염 의료진이 진료에서 배제되면서 남은 의사와 간호사들이 공백을 메꾸느라 격무에 시달리기도 한다.
장원훙 국가전염병의학센터장은 최근 이번 코로나19 확산의 최고조기가 한 달 내 도래해 3∼6개월 지속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런 상황에서 감염 의료진이 증가하고 남은 의료진이 과중한 업무로 체력이 고갈되면 의료 대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13일 청두의 한 병원 의대생이 돌연사한 것과 관련, 급증한 환자를 진료하느라 과로했거나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방역 전문가들은 현재로서는 의료진이 한꺼번에 감염돼 의료기관이 마비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최선이라고 입을 모았다.
상하이 한 병원의 류칭밍 주임은 "방역 완화 조치에 따라 병원 내 감염을 원천 차단할 수 없게 됐다"며 "의료진 감염 속도를 늦추고, 한꺼번에 집단 감염돼 의료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는 게 유일한 대책"이라고 말했다.
베이징 병원 후샤오쥔 주임은 "발열 진료소의 격리 시설물을 철거, 완전히 개방해 밀접 접촉을 막고, 의료진의 방역복 착용을 중단시켜 체력 고갈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난팡의과대 부속 병원 펑제 부주임은 "각자 식사하고, 회의는 화상으로 하는 등 접촉을 차단, 감염된 의료진에 의해 병원 내 코로나19가 급속히 전파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의료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충분히 준비하지 않고 갑작스럽게 방역을 완화해 환자와 의료진 모두 혼란스러운 상황을 맞았고, 의료 대란의 우려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pj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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