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업체 YMTC·노광장비 제조 SMEE·AI칩 개발 캄브리콘 포함
극초음속·탄도미사일 개발 지원하고 위구르 인권침해 관여한 기업도
(워싱턴·베이징=연합뉴스) 김동현 조준형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중국의 반도체와 인공지능(AI) 산업 육성을 견제하고 첨단무기 개발을 막기 위해 중국 기업 36개를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국 상무부는 15일(현지시간) 수출관리규정(EAR)을 개정해 36개 중국 기업을 오는 16일부로 수출통제 명단(entity list)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미국 정부는 이들 기업이 미국의 국가안보나 외교정책 이해관계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지정 이유를 설명했다.
상무부는 반도체와 관련해 우선 중국 국영 반도체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YMTC의 일본 법인, 허페이코어스토리지전자(Hefei Core Storage Electronics) 등 3개업체를 수출통제 대상에 올렸다.
상무부는 이들 기업이 수출통제 대상인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하이크비전에 수출관리 품목을 판매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펑신웨이(PXW)반도체제조도 수출통제 대상의 규제 우회를 도왔다는 이유로 수출통제대상에 포함했다.
이어 상무부는 고성능 인공지능(AI) 칩을 개발하는 캄브리콘(Cambricon)과 계열사, 중국전자과기집단공사(CETC) 계열사, 중국과학원 컴퓨터기술연구소 등 21개도 수출통제 대상에 올렸다.
이들 기업은 중국의 주요 AI칩 연구개발생산판매업체로 중국군과 방산업을 지원하는 중국 정부 기관과 긴밀히 관련됐다고 상무부는 설명했다.
상무부는 중국군 현대화를 위해 미국 원천기술을 확보했거나 확보를 시도했다는 이유로 상하이집적회로연구개발센터와 반도체 노광장비 제작사인 상하이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MEE) 등 2개를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했다.
또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AVIC) 산하 연구소, 북경산업기계자동화연구소(RIAMB) 등 7개를 극초음속 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등 중국군 현대화를 지원했다는 이유로 추가했다.
그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가 신장의 위구르족을 탄압하고 감시하는 데 관여하고 이란혁명수비대의 금지 품목 조달을 지원한 업체(Tianjin Tiandi Weiye Technologies)와 이란이 군용 무인기와 미사일을 생산하는 데 필요한 미국산 전자제품을 수출했다는 이유로 북경 유니스트롱(UniStrong)과학기술도 수출통제 대상에 포함됐다.
미국 정부가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한 기업에 군사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이중용도 제품 등 수출관리 품목을 판매하려면 미국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상무부는 이들 기업에 사실상 허가를 하지 않겠다는 거부추정원칙을 적용했다.
특히 AI칩 개발 관련 21개 기업에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했다. 미국이 아닌 한국 등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 기술 등을 사용했으면 수출을 금지한다는 것이다.
앨런 에스테베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 차관은 이번 조치에 대해 "국가 안보를 위해 중국이 AI와 첨단컴퓨터 등 강력하고 상용화된 기술을 군 현대화와 인권침해에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을 엄격히 제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상무부는 아직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하지 않았지만, 관심 대상을 의미하는 미검증 명단(unverified list)에 포함된 중국 기업들의 관련 규정 준수 여부를 조사했으며 그 결과 25개를 명단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래 미검증 명단에 있던 YMTC와 SMEE를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한 이유는 중국 정부가 관련 조사를 막았기 때문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중국 상무부는 수출통제 대상 추가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면서 "필요한 조처를 취해서 중국 기업과 기관의 합법적이고 정당한 권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는 이어 "미국 측이 잘못된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세계무역기구(WTO)를 주축으로 한 다자 무역 체제의 규칙을 지키는 올바른 길로 돌아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미검증 명단에서 중국 기업들이 제외된 것에 대해서는 "양측이 상호 존중의 기초 위에서 소통을 통해 구체적인 우려 사항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bluek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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