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세대결 격화…러, 우크라전 뒤 미 우방까지 포섭

입력 2022-12-16 15:50  

아프리카 세대결 격화…러, 우크라전 뒤 미 우방까지 포섭
WSJ, '푸틴 나팔수' 돌변한 우간다 정권 사례 조명
독재 지원받고 침공 두둔…미·중·러 역내 각축전 가열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아프리카에서 글로벌 파워들의 세력확장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러시아가 올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국제사회에서 지지세력을 붙들기 위해 진력하면서 더 가열된 양상이다.
아프리카에는 옛 소비에트연방(소련)에서 독립운동 지원을 받은 국가들이 많아 전통적으로 러시아에 우호적이다.
게다가 서방식 자유 민주주의를 수용하기 어려운 권위주의 정권들은 독재에 공식적으로 눈을 감는 러시아의 지원이 절실한 면도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현지시간) 우간다의 사례를 들어 미국과 러시아의 첨예한 대결 양상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프리카에서 미국의 튼실한 우방으로 평가받던 우간다는 우크라이나 전쟁 뒤 러시아 쪽으로 기울었다.
우간다 정권이 러시아를 두둔, 옹호하는 대가로 군사장비, 권위주의 통치, 장기집권을 위한 여론전 기술을 지원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은 1986년 집권해 36년 동안 독재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우간다는 러시아 정부가 통제하는 뉴스를 우간다 국영방송에 내보내고 러시아는 공격용 헬리콥터를 우간다에 더 빨리 보내기로 했다.
러시아는 '아프리카 후선 사무소'(ABO·Africa Back Office)라는 조직을 통해 우간다 정권을 비호할 선전 전략을 지원하기로 약속하기도 했다.
이 같은 합의에 따라 우간다는 자국민이 가장 많이 보는 방송에서 매일 몇 시간씩 러시아의 입장을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기 시작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해방하기 위해 성공적 작전을 하고 있으며 아프리카의 굶주림 악화 원인은 서방의 경제제재에 있다는 등의 주장이다.
국민과의 소통을 담당하는 우간다 관리들은 친정부 매체들에 서방이 허약하고 러시아는 신뢰할 파트너라는 보도를 내보내도록 했다.

ABO는 우간다 대통령실에서 이들 관리와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야당을 폄훼하고 무세베니 정권의 치적을 돋보이게 할 의제 설정을 도왔다.
이 조직의 배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프리고진은 아프리카 각국에 '와그너 그룹'의 용병을 파견해 권위주의 정권을 비호하고 체제수호 전략을 제공하고 있다.
그는 여론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혐의로 미국에서 기소된 인물이기도 하다.
갑작스럽게 러시아의 우방이 된 우간다는 사실 아프리카에 있는 미국의 주축 파트너 가운데 하나였다.
우간다는 장비를 잘 갖춘 군대를 앞세워 미국이 주도하는 대테러전에 한몫했고 미국이 다른 역내 이익을 관철하는 데에도 힘을 보탰다.
미국은 아프리카의 이 같은 상황 전개에 심각성을 느껴 서둘러 대응책을 찾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 아프리카 49개국 정상들을 불러 아프리카에 대한 투자, 부채탕감, 국제사회에서 아프리카의 영향력 확대 등을 거론하며 제휴를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뿐만 아니라 부통령, 국무, 국방, 재무, 상무 장관들이 잇따라 내년에 아프리카 국가들을 순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아프리카 정상회의의 첫날이던 지난 13일 "미국은 아프리카의 미래에 '올인'했다"고 선언해 정상들에게서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아프리카 챙기기는 러시아를 넘어 중국의 세력확장과 더 깊은 관계가 있다.
중국은 막대한 인구, 풍부한 자원, 국제사회 영향력 등 아프리카의 지정학적 가치를 높이 평가해 오래전부터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미국은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앞세운 중국의 세력확장이 빈국을 부채의 늪에 빠뜨려 종속시킬 함정이자 권위주의 수출이라며 경계심을 내비쳐왔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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