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국 경쟁 당국 승인 등 인허가받아야…산은 "조속한 승인 기대"
대우조선 등기이사 사직도 계약조건 포함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품에 안게 됐다.
산업은행은 16일 "대우조선과 한화그룹 간 2조원 유상증자를 내용으로 하는 신주인수계약이 체결됐다"고 밝혔다.
산은은 "본계약 이후 대우조선과 한화 그룹은 국내외 경쟁 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등 필요 인허가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투자유치를 통해 대우조선의 재무구조가 획기적으로 개선돼 대우조선의 근본적인 경영정상화의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본계약 체결에 따라 기업결합, 방산 승인 등 거래 관련 국내외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면 한화그룹은 신규 자금 2조원을 투입해 대우조선 신주를 인수함으로써 경영권 지분(49.3%)을 확보하게 된다.
유상 증자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1조원), 한화시스템[272210](5천억원), 한화임팩트파트너스(4천억원), 한화컨버전스, 한화에너지 자회사 2곳 등 한화 계열사 6곳이 참여할 예정이다.
기업결합 심사 대상국은 한국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해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싱가포르, 튀르키예, 베트남, 영국 등 8개국이다.
방위사업법에 따른 방산업체의 매매 등에 관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 및 외국인투자 촉진법에 따른 외국인투자 허가 등도 선결 조건이다.
산은은 "한화그룹은 대우조선과 이종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바 조속한 시일 내에 기업결합 승인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 등기이사 전원의 사임서 제출도 계약 성사 조건에 포함됐다.
앞서 한화그룹과 산업은행은 지난 9월 한화 측이 대우조선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다는 내용의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한화그룹 외 추가로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이 나타나지 않자 한화그룹은 10월부터 대우조선을 상대로 단독으로 상세실사 작업을 벌여왔고, 실사 과정에서 큰 변수는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화그룹은 2008년에도 대우조선 인수에 나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데다 한화 측의 대금 분납 요청을 산은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인수가 무산됐다.
2019년엔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 인수에 나섰지만 올해 초 유럽연합(EU)이 기업결합 불허 결정을 내리면서 매각 작업이 원점으로 되돌아간 바 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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