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서방 겨냥해 우크라 지원비용 키우는 듯"
내년 72조원 원조 필요…복구 수백조원 추산에 경악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가 무자비한 공습을 통해 우크라이나 기간시설을 대규모로 파괴하면서 우크라 경제가 휘청이는 가운데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의지도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을 10개월이나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의 생존은 서방이 지원한 무기 못지않게 외부 경제원조에도 의존하고 있다.
하지만 푸틴은 우크라이나 기간시설에 대한 집중 공격을 통해 서방 지원자들이 포기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지원 비용을 높이려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지난 10월 중순부터 두 달간 계속된 러시아군의 무자비한 미사일과 드론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주요 기간시설을 파괴했고 이미 전쟁으로 황폐해진 우크라이나 경제를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러시아의 대규모 공습 이전에 우크라이나는 기본적인 비용 충당을 위해 내년에 최소 550억 달러(약 72조원)의 외국 원조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에너지 기간시설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러시아의 추가 공습이 예상되는 지금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매달 20억 달러가 더 필요할 수 있다고 서방국 파트너들에게 예고하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은 내년에 우크라이나에 300억 달러 이상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계획대로 실행되더라도 이 정도 지원은 우크라이나 경제를 간신히 돌아가게 할 수 있을 뿐, 수천억 달러가 필요할 전쟁 피해 복구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의 침공은 우크라이나의 병원, 항구, 농경지, 다리와 다른 주요 기반 시설들을 파괴했다.
여기에 10월부터 시작된 러시아군의 집중 공습으로 에너지 기간시설이 대규모로 파괴되면서 우크라이나는 더 큰 도전에 직면해 있다.
우크라이나 경제의 약 20%를 차지하는 광업과 제조업은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 중 하나다.
인터넷 연결률도 전쟁 전 수준의 35%로 떨어졌다. 인터넷 장애는 IT 부문뿐 아니라 연금 지급, 모바일 뱅킹, 세금 징수 및 디지털 판매와 같은 기본적인 공공·민간 금융 서비스에도 차질을 초래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큰 경제적 위협은 인구 유출이다.
겨울 동안 계속될 난방과 수도 공급 부족은 대량의 인구 이탈을 유발할 수 있다. 수도 키이우 시 정부는 이미 영하의 기온 속에 난방이 꺼지면 떠날 준비를 하라고 주민들에게 경고했다.
금융계에선 우크라이나 경제가 올해 33% 위축된 데 이어 내년에 또다시 5% 더 위축될 수 있다는 끔찍한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있다.
인도주의적 요구가 커짐에 따라 우크라이나 경제 관리들은 6개월 동안 120억 달러를 투입해 매달 주민 1인당 약 50달러를 지급하는 소득 지원 프로그램을 추진할 필요성을 서방 파트너들에게 역설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나친 원조를 지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을 경계하고 있는 서방 관리들의 반응은 예전 같지 않다.
미국 독일 마셜 펀드의 제이콥 키르케가르드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엔 더 심각한 경제 위축 위험이 분명히 있으며, 이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더 많은 재정 지원"이라면서도 "(서방의) 의지가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분석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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