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성진 특파원 = 남아프리카공화국 집권당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16일(현지시간) 닷새간의 전당대회 일정에 돌입한다.
현지매체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ANC는 이날 경제중심 요하네스버그 근교의 이벤트 행사장에서 약 4천명의 대의원이 모인 가운데 전당대회를 개막한다.
대의원들은 17일 당 대표를 비롯해 전국 의장, 사무총장, 재무 담당 등 고위직 6명에 대한 선출에 들어간다.
현재로선 당 대표에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재선될 것이 확실시된다. 그는 다른 경선 경쟁자인 즈웰리 음키제 전 보건부 장관의 2배 이상인 2천표 넘는 지부 지지표를 확보한 상태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이번 주 초 자신을 둘러싼 외화 뭉칫돈 도난 은폐 의혹과 관련, 국회가 탄핵 절차를 개시할 것인지를 묻는 표결에서 절대 과반 의석을 점유한 ANC의 지지 덕분에 살아남았다.
ANC 당 대표는 2024년 총선에서 ANC가 다수당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경우 대통령직을 겸하게 된다. 따라서 이번 당 대표 재선은 라마포사에게 대통령 재선의 디딤돌이 되는 셈이다.
그러나 그는 2018년 제이콥 주마 전 대통령이 각종 부패 의혹으로 물러난 뒤 부패 척결을 공약으로 내세우며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이번 스캔들로 적지 않은 이미지 타격을 받았다.
1912년에 창당된 ANC는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에 맞서 싸운 넬슨 만델라의 정당으로서 1994년 첫 민주선거 승리 이후 28년째 집권해오고 있다.
그러나 내부 계파 갈등과 부패로 당 지지도가 점차 하락해 지난해에는 사상 처음으로 지방선거에서 과반 달성에 실패했다. ANC는 집권 한 세대가 다 되도록 전력, 물 등 기본 서비스조차 제대로 주민들에게 제공하지 못한 무능 정당으로 비판받았다.
전당대회가 시작한 이 날도 하루 6시간씩 지역별로 돌아가며 단전이 되는 6단계 로드셰딩(순환단전)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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