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심재훈 이지헌 기자 = 최근 경기 침체로 서민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내년 자동차 보험료는 최대 2%대 인하되는 반면 실손보험은 최대 9%대까지 오를 전망이다.
18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화재[000810]와 현대해상[001450], DB손해보험[005830] 등 손해보험사들과 생·손보협회는 내주 자동차 보험료와 실손보험료 조정 결과를 단계적으로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업계가 자율적으로 동참해 논의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으며 내주 중후반쯤 자동차 보험료와 실손보험료 조정 폭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보험료의 경우 손해보험사들은 당초 1% 인하를 고려했으나 국민의 힘 등 정치권이 강력한 불만을 피력하자 삼성화재 등 대형사들도 동참해 최대 2%대까지 인하할 예정이다.
중형 손해보험사인 롯데손해보험[000400]과 메리츠화재[000060]는 자동차 보험료를 각각 최대 2.9%와 최대 2.5%까지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 손해보험사의 자동차 보험료 인하가 발표되면 준비 절차를 거쳐 내년 2월 가입 고객부터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 대형 손해보험사들도 자동차 보험료를 기존 방안보다 더 내리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손해보험사들이 보험료를 평균 2% 내외 인하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동차 보험료는 손해보험사들이 자율적으로 결정하지만 2천만명이 가입했을 정도로 국민의 일상과 관련돼있다. 더구나 물가에 직접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손해보험 업계와 협의를 통해 상생 방안을 논의해왔다.
앞서 삼성화재 등 일부 손해보험사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차량 운행량과 사고의 감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효과를 반영해 지난 4∼5월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1.2∼1.3% 내린 바 있다.
올해 손해보험사들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0%대로 추가 인하 여력이 충분한 상황이다.
매년 2조원대 적자로 10%대 보험료 인상을 추진해오던 실손보험은 서민 생활의 부담과 물가 상승 우려를 반영해 내년 인상률을 한 자릿수인 최대 9%대 수준으로 묶기로 했다.
이 인상률은 내년 1월부터 곧바로 적용될 예정이다.
보험사의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2020년 2조5천억원, 지난해 2조8천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도 2조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실손보험은 보험을 든 고객이 병원 치료 시 부담한 의료비의 일정 금액을 보장하는 보험 상품으로, 가입자만 지난 3월 기준 3천977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과잉 진료 급증으로 1~4세대 실손보험의 손해율은 지난해 132.5%에 이어 올해는 120%대 중후반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손해율이 100%를 넘는다는 건 보험사들이 실손보험에서 적자를 낸다는 의미다.
실손보험료는 2017년 20.9% 인상된 뒤 2018년과 2019년엔 동결됐고 2020년에는 6∼7%, 지난해에는 10∼12% 올랐다.
한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역대급 수익을 내는 보험사들이 고객의 경제적 부담을 외면한다는 비난이 적지 않고 실손보험 또한 이런 상품을 설계한 보험사들의 잘못도 적지 않다는 비판도 있어 이런 분위기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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